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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도매물가 1%」넉달만에 "위험수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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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물가 불안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확실히 정부에서 발표하는 물가지수도 작년에 비해선 강세이지만 직접 장바구니로 느끼는 생필품은 더 실감나게 올랐다.
일부 과열경기에다 선거열기까지 겹쳐 금년 물가엔 불안요인이 많다.
올초 정부는 연말까지 소비자물가는 2∼3%,도매물가는1%선에서 상승폭을 억제하겠다는 의욕적인 계획을 짜놓았었다.
그러나 4월말 현재 이미 도매물가는 1%, 소비자물가는2.1%가 올랐다.
올해의 물가안정목표에 경고등이 켜진것이다. 물가당국은 이처럼 위험수위에 이르도록 물가를 끌어올린 주인이 공산품값이 아니라 농축산물등의 식료품값이므로 앞으로 농축산물의 출하가 늘고 추곡작황이 좋으면 물가오름세가 다시 꺾일것이라고 기대하고있다.
또 여차하면 외국에서 농축산물을 사다 풀어놓아 물가를 잡을수는있다. 그러나 금년은 국제수지 때문에 그럴수도 없는형편이다.
확실히 금년 물가는 생필품에 주도되어 가계에 더욱 무겁게 느껴지고있다.여기에 전세값 상승이 겹쳐 피부물가는 더욱 강세다.
쌀·고기·채소등 기본생필품값은 올들어 4월말까지 3.7%가 올랐다.
이같은 물가상승률은 지난 80∼81년의 연평균 도·소매물가상승률 20∼40%에 비하면 크게안정된 것이긴하나 지난 한햇동안의 연평균 물가상승률 도매0.2%,소비자 3.4%에 비하면 매우 강세다.금년은 국제원자재 값이 심상치 않은데다 선거열기가 벌써 일고있어 물가에 불안요인이 많다.
정부도 긴축을 강화하는등 물가대책에 안간힘을 쓰고있으나 물가는 경제가 호황일때 더욱 위험하다는 점에서 최근 다소 과열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추세는 특히 경계를 요한다.
또 올해는 국제수지를 개선하면서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므로 더욱 어렵다.
결코 낙관할수 없는것이 금년물가며 자칫 잘못하면 그동안 애써 이룩한 안정기조가 무너질 위험도 있는것이다.

<국내생필품>
공산품 가격이그런대로 안정세를 보이고있으나 매일매일 장바구니로 느끼는 물가는 매우 많이 오르고있다.
작년말과 비교한 5월11일현재의 생필품값(대한상의조사)은▲양파가 상품 3.75kg에 1천5백원에서 3천5백원으로1백33%가 오른것을 필두로▲무우가 1.5kg 상품1개에 2백원에서 4백50원으로 1백25% ▲마늘이 상품1kg에 2천원에서 4천원으로 1백% ▲파 상품 한단이 4백원에서 8백원으로 1백%가 오르는등 1달사이에 2배이상 올랐다.
이밖에도▲배추 60%▲감자25%▲고구마 50%▲참깨 16.7%등 주요 채소및 양념류값이많이 올랐다.
또 올들어 쌀값이 일반미 상품80kg 1가마에 6만5천원에서 7만원으로 7.7% 오른것을 비롯해▲보리 12.5%▲찹쌀 11.1%▲조 42.3%▲콩 6.7%▲팥 11.1%▲녹두 12.5%등 곡물류시세도 대부분 두자리숫자로 올랐고▲돼지고기 20%▲닭 6.7%등으로 오름세를 보이고있다.
농산물의 경우 계절적 요인이 많다는점을 감안해도 강세다.
이밖에도 설렁탕과 냉면이 지난해 1천3백원에서 1천5백원선으로 14.4%,우동과 자장면이 5백원에서 5백50원으로 10%오른것을 비롯,시중음식값도 물가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부동산값>
신규아파트만 극성을 부릴뿐 기존아파트는 값도 안정되고 거래도 한산한 편이나 전세값은 서울·지방 할것없이 강세를 보이고있다.
서울에선 웬만한 방한칸에 부엌이 달려있으면 전세가 4백만∼5백만원이나 되어 특히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고있다.
땅값은 강력한 투기억제책으로 홋가만 높을뿐 거래는 활발치 못하다.
그러나 서울근교는 택지가 근본적으로 모자라 계속 시세가 높아가고 있다. 부산·대구·광주·대전등 14개 대도시를 중심으로 조사한바에 따르면 4윌말현재 아파트매매가격은 지난해말보다 평균0.4%가,전세값은 10%가 각각 올랐다.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83년말을 1백으로 봤을때 84년 2월 l백1.3, 3월에는 100.6, 4월 100.5로 나타나 2월까지 오르던 추세가 3월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신규분양아파트에 당첨된 사람들이 기존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아 물량이 많은데다 투기억제책등으로 부동산경기가 위축돼사려는 사람이 없기때문이다.
전세값은 공식통계로도 금년들어 4윌말까지 10.0%가 올라 물가상승률의 5배에 달한다.
전세값은 서울이 지난해말보다 14.9%, 수도권지역이 13.8%,부산등 4대도시는 6.1%,인구20만평이상의 4개도시는 5.5%가 각각 올랐다.

<국제원자재값>
올들어 곡물류의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있으나 원목 원면 우지(우지) 등 일부 공업용원자재의가격이 오르고있다.
올들어 4월말현재▲고철 2.6%▲전기동 5.3%▲연괴 14%▲아연괴 6%▲주석괴 1.6%▲펄프 20.7%▲원모 6%▲프로필렌 7%▲폴리에틸렌1.3%등 주요 공업용원자재가격이 세계적인 경기호전에 힘입어 일제히 고개를 들고있다.
수입비중이 가장큰 원유는 1년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물가를 이정도로 유지시키는데 큰기여를 했다.
그러나 원유가의 안정에도 불구,기타 주요원자재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국제상품가격을 나타내는 로이터지수는 5월4일현재 1년전에 비해 12.2%,파이낸셜타임즈지수는 14.5%가 각각 올랐다.·
이같은 원자재가격의 오름세는 세계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들어섬에 따라 계속될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며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있는 곡물가격도 소맥이 10%정도등 연말까지는 평균 5%안팎의 완만한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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