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미얀마 민주주의 실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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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10개국으로 구성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회원국인 미얀마 군사 독재 정부에 민주주의 확산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세안 정상들은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연례 정상회담에서 "미얀마는 민주주의를 빨리 실시하고 구금 상태에 있는 인사들을 석방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사이드 하미드 알바르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이 아세안 대표로서 곧 미얀마를 방문해 이런 뜻을 공식 전달하기로 했다. 그는 "우리는 구금 중인 인사 석방과 같은 가시적 조치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지칭한 것이다.

아세안의 이 같은 압박은 회원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지난 38년간의 원칙이 바뀌었음을 알리는 것이다. 이는 미얀마 군사 정부가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데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비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5월에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부 아세안 회원국들의 압력에 의해 내년도 아세안 의장국 자리를 포기한 바 있다. 아세안 의장국은 돌아가면서 맡게 돼 있다.그러나 미국이 미얀마를 '폭정의 전초 기지'로 규정하며 "미얀마가 의장국이 되면 아세안과의 교류를 끊겠다"고 압박해 미얀마는 의장국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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