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느끼지 못했거나 신경 쓰지 않았을 작은 것이 크게 다가오는 곳이 카미노다.
자판기 커피의 양이 생각보다 많을 때,
늦게 말린 빨래가 금방 말랐을 때,
기다리지 않고 바로 샤워할 수 있을 때,
갈증이 난 순간 누군가 오렌지 한쪽을 떼어줄 때.
어린아이처럼 밝게 웃는 내 모습이 나조차 낯설지만, 정말 행복한 순간들이다.
오후 6시가 넘어 몇몇 순례자들이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하지만 숙소는 이미 가득 찬 상태였고, 다시 길을 나서기에도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어쩔 수 없이 건물 밖에 임시로 놓은 침대를 얻은 그녀. 그것만으로도 행복해한다.
행복의 크기는 참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