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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결심하면 바로 핵실험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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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민구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0일 “북한이 짧은 시간 안에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당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부터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핵실험을 하려면 여러 가지 준비 단계가 있는데 그런 준비 단계를 상당 부분 갖춰 놓았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4차 핵실험을 하기 위한 기술적 준비는 사실상 끝냈다는 의미였다.

 한 장관은 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핵실험용 갱도가 3개 있는데 하나는 폐쇄됐고 2개는 활용이 가능하다”며 “그 2개를 추적·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도부가) 결심하면 핵실험이 가능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의 구체적인 핵실험 준비 동향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0일 국회 국방위에서 한 장관은 “북한이 가까운 시일 안에 추가(4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었다.

 한 장관의 발언이 5개월 만에 달라짐에 따라 지난겨울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2006년 1차 핵실험을 실시한 동쪽 갱도와 2·3차 핵실험을 한 서쪽 갱도, 그리고 남쪽 갱도가 있다.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한다면 그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남쪽 갱도에서 할 것으로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2013년 3차 핵실험 당시 굴착한 흙의 양이 2차 핵실험(2009년) 때보다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관측돼 최근 들어 북한이 실험장 규모를 줄일 수 있을 만큼 소형화에 근접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핵실험을 위해 갱도 및 핵실험실 굴착→장비 반입→격벽 및 입구 봉인→핵실험의 절차를 진행해 왔다.

 국방부 당국자는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북한은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현안보고에서 “적군창립일(인민군 창건일·4월 25일) 등을 계기로 대규모 화력시범과 미사일 발사 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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