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종교단체와 함께 장외투쟁 이제 여당과 대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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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개정안 강행처리의 여파로 국회가 마비된 가운데 박 대표가 당을 어느 방향으로 몰고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박 대표가 여당의 밀어붙이기에 극도로 격앙돼 있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유정복 비서실장은 11일 "박 대표는 사학법 개정안이 헌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한 것이며 당 차원에서 총력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고하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여당의 강행처리를 끝내 저지하지 못한 것에 박 대표가 상당한 실망감을 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박 대표의 심기를 반영하듯 한나라당은 이날 휴일임에도 당사에서 '사학법 무효 투쟁 및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본부'(본부장 이규택 최고위원)를 발족하고 ▶사학법 개정안 헌법소원 제기▶대리투표 의혹 규명▶김원기 의장 불신임안 제출▶시민.종교 단체와 연대한 장외 투쟁 등 다양한 투쟁방안을 모색했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도 "이제 여당과는 아무런 대화도 없다. 여당은 이라크 파병 연장안이나 예산안 모두 민노당과 알아서 잘할 것으로 믿는다"며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소장파를 중심으로 너무 강경 일변도로만 나가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여당이 감세안 등에서 성의를 보여야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 대표와의 일대일 TV토론을 제안했다.

정 의장은 "사학법 개정안 처리는 우리 당 혼자 한 게 아니라 민주노동당.민주당 등 한나라당을 뺀 모든 정파가 참여했다"며 "한나라당은 장외 투쟁 대신 국회 안에 들어와 터놓고 얘기해 보자"고 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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