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난자 제공 윤리 문제에서 시작된 이번 파문은 MBC PD수첩의 취재 과정에 대한 윤리 파문으로 번지다가 결국 줄기세포 진위 논란으로 이어졌다. 갈피를 잡기 힘든 만큼 의혹과 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우리는 황 교수팀이 난치병 치료를 향한 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최선두에 서줄 것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DNA 지문 조사에서 아리송한 결과가 나오고 PD수첩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줄기세포 사진 조작 의혹까지 불거졌다. 서울대 일부 교수와 사이언스까지 재검증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더 이상 의혹을 방치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재검증은 없다. 후속 연구를 통해 검증받겠다"던 황 교수팀은 결국 정면 돌파의 승부수를 던졌다. 재검증이라는, 어렵지만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공은 재검증 주체인 서울대로 넘어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비롯한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재검증을 통해 한 점 의혹도 남김 없이 풀어야 한다. 더 이상 줄기세포가 폭로나 기자회견의 타깃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투명하고 철저한, 그리고 마지막 검증이 돼야 할 것이다. 환자맞춤형 배아 줄기세포가 과연 있는지, 잘못된 줄기세포 사진이 의도적인 조작인지 아니면 단순한 실수인지 확실하게 밝혀내야 한다.
배아 줄기세포가 과학의 영역을 벗어나 이념 논쟁의 대상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줄기세포 재검증은 전문적인 과학자들의 손에 맡겨야 한다. 재검증 결과가 나올 때까지 더 이상의 논란은 불필요하다. 이제 조용히 참고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이번 파문을 통해 한국 과학의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