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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전래의 "한국멋"을 잇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6백여년동안 끊겼던 고려청자의 신비를 재현시키고 있는 전남강진군대구면사당리, 7명의도공들이 낮은 보수를 받으면서도 옛조상의 얼을 되살리기에 여념이 없다.「강진요1, 2호」 로 불리는 2기의 전통가마에서 장작불을 지펴 구워낸 비색청자는 지난해까지 모두 2천5백89점.
연평균 4백여점꼴이다. 이처럼 생산량이 적은 것은 ▲도공숫자(7명)의 절대부족 ▲초벌구이에 24시간, 본벌구이에 만48시간이 걸리는등 다른지방에서 흔히 쓰고있는 가스요와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청자 재현 사업추진위원회 이룡희씨의 설명.
올해에는 13차례의 소성 으로 4백45점을 생산할계획이다.
다른지방(경기도 이천·여주·광주) 도요지의 도자기와의 질적차이는 비전문가라도 한눈에 구별할수있다고 이씨는 장담한다.
관광차 한국에 왔다는「사사끼·요시오」씨 (36·회사원일본강산현)는『NHK-TV프로그램을 통해 강진도요지를 알게됐다』며 『도자기의 색깔과 강도가 일본것과는 비교가 되지않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찬사를 아끼지않았다.
지방출장길에 들른 김상수씨 (38·회사원 서울아현동)도 중형청자양각죽절문주병1개를 7만원에 샀다며 『다른 도자기에 비해 값이 비싸지만 질이 훨씬좋다』고 했다.
강진도자기는 81년부터 대구면사당리에 세워진 전시관에 전시돼 도자기 애호가들의 주문이나 현지에서의 직접거래로 팔린다. 가격은 크기와 모양에 따라 큰차이가 있지만 대작은 50만원선, 중품은 20만원선. 한세트에 10만원선인 다른 도자기에 비해서는 비싼편이다.
현재 사단법인 청자재현사업추진위원회라는 명칭아래 관주도로 이끌어지는 강진도자기의판매에 따르는 문제점은 적지 않다. 우선 강진이 거리가 멀어 불편하고, 도자기전시장에 이르는 길이 4km남짓이나 포장도 안된 상태여서 찾기에 여간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
사적제68호로 지정된 사당리일대가 70년대후반 개발될때부터 국비·지방비로 1억8백여만원을 들였지만 이정도로는 태부족.
도공들이 받는 임금도 10만∼20만원으로 다른 도요지의 도공들에 비해 50%밖에 되지않아우수한 기술인력의 확보에도 문제점이 많다.
그러나 81년부터는 도자기 판매대금수입이 생겨 자체경비만은 충당하고 있다.
강진군은 도자기를 관광민예품으로 개발, 육성하기 위해 올하반기중에 가스요2기를 설치,2만∼3만원짜리의 소품도 생산할 계획. 지금까지는 대량생산을 할수 없었으나 가스요를 설치하면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면 군에서는 민간도자기업체를 대구면사당리·별운리·계율리 일대에 유치, 도자기촌을 세울계획도 갖고 있다.
도예가 조기정씨는『일본이 우리에게 기술을 배워갔지만 지금은 세계제일의 도자기생산국이 됐다며『우리도 기술개발을 서둘러 무한한 세계시장에 도전, 도자기로 외화획득을 해야할때』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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