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 '순항' IT는 '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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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에는 자동차와 조선업종이 계속 좋고 유통 등 서비스업도 기지개를 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보통신과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성장률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8일 발표한 '2006년 경제 및 업종별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내년 자동차 내수가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4.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수출은 5.8% 늘어나지만 지난 3년간의 강한 성장세와 비교해서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조선업은 지속적 기술 개선과 공법 개선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조량 기준의 조선업 성장률은 5.9%로 전망됐다. 가계 구매력과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유통산업은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할인점 수가 늘어나고 백화점의 매장 증.개축(리뉴얼)도 업황 회복의 긍정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IT산업은 세계시장의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 등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LCD 모니터, MP3 플레이어, 휴대용 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신세대 제품의 강한 성장세와 내수 회복 움직임은 내년 IT 경기에 힘을 주는 요인으로 소개됐다.

반도체는 12인치 라인 가동 확대로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낸드플래시의 응용 분야 확대와 국내업체의 생산성 증가는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건설업의 경우 주택 건설 규모가 올해보다 소폭 감소한 44만 가구에 그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줄어 전반적으로 정체 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소는 이날 보고서에서 내년 내수와 수출의 동반 성장에 힘입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란 기존 전망을 되풀이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민간소비, 설비투자 증가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각각 4.8%, 4.9%, 6.5%, 3.6%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물가 부담이 크지 않은 가운데 경기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중립적 거시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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