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간에 미를 심는다|김창희씨 3곳서 환경조각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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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시민들과 더불어 호흡하는 환경조각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기능과 효율에 치우쳐 갈수록 삭막해 가는 도시 속에 신선한 공간을 마련해 주는 환경조각은 도시미화라는 기능외에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시각적 휴식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환영을 받는다.
불과 1∼2년전만해도 조각이라면 교육목적으로 세워진 기념비적 역사인물상이 대종을 이루었으나 요즈음에는 도회의 이곳저곳에 미적·정서적 환경을 조성하는 환경조각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86 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도시미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요즘 주위환경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환경조각 운동은 너무나 당연한 추세다.
이에 발맞추어 학생들과 더불어 지하철역과 도심에 벽화를 제작한 환경조각 운동의 프런티어 조각가 당률 김창희씨(46·서울시립대 산업미술학과장)가 4월2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청주 등 세곳에서 「김창희 환경조각전」을 연다.
이마빌딩 로비(4월2∼21일), 럭키금성 청주공장(4월30∼6월2일), 서울시립대 캠퍼스(6월4∼30일)로 장소를 바꾸어가면서 환경과 작품의 조화를 실험한다.
환경조각은 순수조각 작품을 야외에 내놓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한국도로공사를 찾아가 이곳을 위한 상징조각, 서울대공원을 답사하고 조류구역을 위한 상징조각, 서울시청광장을 돌아보고 여기 맞는 상징조각, 이마빌딩 로비를 보고 말을 위한 상징조각품을 만들어 냈다.
이 작품들은 어디까지나 제안적 성격을 띤 것. 이밖에도 항구도시·농기구박물관·역사박물관·쌍동이 빌딩·어린이공원 등을 위한 환경조각 작품을 제작했다.
브론즈로 빚은 15점의 대형 환경조각을 하느라 김씨는 8t의 석고 3백20부대를 뜯어 물에 말아 치우고 주물비만도 1점에 3백만∼5백만원을 들여 총제작비 5천만원이 드는 큰 일을 했다.
김씨는 『갈수록 삭막하고 밋밋해가는 도시공간에 새로운 미를 부여하기 위해 환경조각에 눈을 돌리게 됐다』면서 공간이미지의 형상화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임영방 서울대 미대 교수는 『환경조각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조화되면서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조각가의 개성적인 표현이 충분히 발휘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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