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김수용 … 잊혀진 극영화 94편 '햇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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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굴된 김수용 감독의 영화 ‘만선’(1967년). 허장강(가운데)이 출연했다.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문예영화의 거장 김수용 감독의 대표작 ‘만선’(1967년)을 비롯해 그동안 유실된 것으로 알려진 1940~80년대 극영화 94편의 필름이 대거 발굴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자료원·원장 이병훈)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0년대 서울 종로에서 순회영사업을 했던 ‘연합영화공사’의 한규호(67) 대표로부터 순회 영사용 16mm 필름 455벌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순회 영사란, 극장이 많지 않던 시절 전국 곳곳에 영사 장비를 가지고 다니며 영화를 상영하던 것으로, 70년대 중반까지 성행했다. 한 대표는 70년대 후반까지 순회 영사 업체 10여 곳을 통합하며 모은 필름을 개인 창고에 보관해 왔다가 이번에 자료원에 기증했다.

 이번에 발굴한 필름 중에는 49년작 ‘안창남 비행사’(노필 감독)부터 81년작 ‘돌아온 쌍용’(남기남 감독) 등이 포함돼 있다. 자료원이 생긴 이래 최대 규모 발굴이다.

 자료원은 이 중 ‘외아들’(63년·정진우 감독), ‘잊을 수 없는 연인’(66년·이만희 감독), ‘만선’(67년·김수용 감독), ‘나무들 비탈에 서다’(68년·최하원 감독) 등 60년대를 대표하는 감독의 영화 4편을 올해 안에 복원해 공개할 예정이다. 사운드가 유실된 필름만 남아 있었던 임권택 감독의 초기작 ‘전장과 여교사’(65년) 또한 이번 기증 필름에서 사운드를 복원해 연내 공개할 계획이다.

장성란 기자 hairp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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