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 캠페인에 마카오와 주류 업계 직격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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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의 고강도 반부패 캠페인에 마카오와 주류 업계가 울상이다. 마카오 경제를 떠받치는 카지노 수입이 급전직하했다. 세수마저 줄어들어 재정에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중국인 큰 손 고객의 발길이 지난해 중반 이후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던 카지노 수입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건 지난해 6월부터다. 이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에 대한 조사를 비롯, 시진핑 정권의 반부패 캠페인이 강도를 한 단계 더 높인 시점과 일치한다. 2006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따돌리고 세계 1위가 된 마카오의 카지노 총수입은 지난해 3515억 파타가(약 50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4년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한 것으로 그나마 1월∼5월분의 실적이 좋아 낙폭을 줄인 수치다.

1일 발표된 마카오의 2015년도 수정예산안에 따르면 2014년 카지노에 발생한 세수 총액은 840억 파타카로 1년새 27% 감소했고 이로 인해 정부 재정흑자도 63% 감소했다. 카지노 관계자는 “주말마다 중국인 수십명이 단체로 와서 밀폐된 귀빈(VIP)룸을 전세내던 고객들이 예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기업체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아도 인사 처분 대상이 되는 마당에 카지노를 찾는 간 큰 공직자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해 단행한 금연령도 매출 하락에 일조했다.

주류 업계는 공무원 금주령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산둥(山東)성 정부는 올 초 산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바이주(白酒·고량주) 금주령을 내렸다. 특별한 경우 산둥에서 생산된 100위안(약 1만8000원) 미만의 저가 와인만 만찬주로 허용했다. 이 마저도 반드시 직속 상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손님을 초대하면 반드시 술, 술은 반드시 바이주, 술에 취해야 제대로 대접한 것”으로 통하는 산둥 주당(酒黨)에게 바이주 금주령은 심각한 도전이라고 인터넷 매체 펑파이(彭湃)가 보도했다.

최고급 고량주 제조사인 마오타이(茅臺) 관계자는 “공무원 소비량은 이미 1% 미만”이라며 “반값 할인과 구조 조정, 민간 소비에 의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급 주류업체인 루저우라오자오(瀘州老?)는 지난해 영업 수익이 48.68%, 순이익률은 74.41% 폭락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서울=신경진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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