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임금 동결해 청년 일자리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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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이 “연봉 6000만원 이상의 정규직 근로자 임금을 5년간 동결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재원으로 쓰자”는 파격적 제안을 했다. 그는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열린 ‘경총 포럼’ 인사말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존 근로자가 아닌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층에 노사정 논의의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1990년대 후반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찾지 못한 ‘IMF 세대’보다 더 불행한 세대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면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일 경우 향후 5년간 대졸자들이 겪는 취업대란은 재앙에 가까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막기 위해 ‘임금 동결’같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노사정 논의에서 연봉 6000만원 근로자의 임금을 5년간 동결해 그 재원으로 청년 고용과 협력업체 처우를 개선하는 방안을 다뤄야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부회장의 발언 내용이 전해지면서 직장인과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임금 동결’ 효과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김 부회장 발언이 실현될 경우 대졸자가 몇 명 더 취업할 수 있을까.

 2013년 국세청 근로소득 연말정산 결과에 따르면 총급여가 6000만원이 넘는 근로자는 전체 연말정산 근로자의 12.6%인 206만5074명이다. 이들이 받은 급여총액은 191조 5348억원이다.

 이들의 연봉을 동결할 경우 1년이면 6조5121억원, 5년이면 34조8516억원이 절감된다. 이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신입사원 대졸초임(3341만원)에 대입하면 한 해 19만4928명, 5년이면 91만2620명을 새로 채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단순 누적치일 뿐이다. 추가로 몇 명을 채용할 수 있는지를 계산하려면 매년 평균적으로 뽑는 대졸자 부분을 제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년이다. 따라서 신입사원이 6년간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그동안 지급되는 임금(1인당 2억2000만원)을 추가로 제하면 순수하게 절감되는 인건비로 채용할 수 있는 인원은 1년에 평균 3만 명이다.

김기찬 선임기자, 김준술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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