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직거래 시장 … 2년간 26배 자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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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1. 경기도 안성시의 6년차 귀농인 이완기 씨는 그동안 여러 종류의 작물을 재배했는데도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했다. 생산량을 늘렸다가 도매 가격이 크게 떨어져 손해를 본 적이 많아서다. 그랬던 그가 반전의 계기를 찾은 곳은 안성 농업인 직거래장터다. 그는 “휴일에는 상자당 만원짜리 토마토가 80상자가 나갈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직거래장터는 가격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판매량에 맞게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 이채영 씨는 경기도 화성 로컬푸드 직매장을 언니 따라 우연히 찾았다가 단골이 됐다. 그는 “오이·청양고추·방울토마토를 비롯한 채소나 과일이 신선하고 저렴하다. 생산자 실명제가 신뢰감을 더한다”고 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 둘째)이 지난해 9월 농산물직거래 페스티벌에 참석해 장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농산물 직거래장터, 로컬푸드 직매장를 비롯한 농산물 직거래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직거래를 체험한 생산자·소비자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직거래는 생산자 입장에선 안정된 가격에 제품을 팔 수 있고, 소비자는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일반 소매점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2012년 3개 뿐이었던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난해 71개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1704억원으로 2년전인 2012년(64억원)에 비해 26배 늘었다. 그럼에도 농산물 직거래 시장은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소비자 수요는 많은데 공급을 못하는 사각지대가 많아서다. 농촌과 거리가 멀어 로컬푸드 직매장이 없는 대도시의 도심지역이 대표적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주로 중소도시나 대도시 외곽에 많다. 생산지로부터 가까운 거리(차로 한 시간 이내)의 소비자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하는 게 로컬푸드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직거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올해부터 5일장처럼 주기적으로 열리는 직거래장터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장터 특성에 따라 관광지형·품목특화형(주산지형)·상생형(공공기관·기업 협력)으로 나눠 맞춤형 지원을 한다.

세종=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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