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의 걷다보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알아간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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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기로 약속한 것도 아닌데, 걷다 보면 늘 만나는 사람이 있다.
비슷한 속도로 비슷한 목표를 두고 걷기 때문이다.
그렇게 며칠을 함께 걷고 나면, 신기하게도 그 사람만의 패턴을 알게 된다.
마치 자신은 잘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이 ‘넌 그럴 때 이러더라’ 하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길에서도 마찬가지다. 저 친구 쉴 때가 되었는데, 하면 곧 그늘로 몸을 숨기고 쉰다.
물 마실 때가 되었는데, 하면 어김없이 물을 마신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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