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용의자’ 장하나, 2R 11개홀서 7타 줄이는 괴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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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호 31면

장하나(오른쪽)가 Q스쿨을 1위로 통과한 교포 앨리슨 리(왼쪽)와 함께 LPGA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어린이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JTBC 파운더스컵은 JTBC가 타이틀스폰서인 동시에 중계방송사다. LPGA 투어 등을 중계하는 J골프는 16일 JTBC골프로 이름을 바꿨다. JTBC 파운더스컵은 LPGA 투어 창립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대회이자 본격적인 시즌 시작을 알리는 대회이기도 하다. 참가 선수가 많은 대회여서 신인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JTBC 주최 LPGA 파운더스 컵

 그 신인 중 하나인 장하나(23·BC카드)는 LPGA 투어의 ‘유주얼 서스펙트’다. 1990년대 중반 나온 같은 이름의 영화 때문에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경찰 용어 ‘유주얼 서스펙트’는 어떤 사건이 터지면 용의자 명단에 올라가는 사람을 일컫는다.

 물론 장하나는 범죄 용의자가 아니다. 장하나는 자꾸 우승 경쟁에 등장하는 ‘뛰어난 선수’의 의미로 유주얼 서스펙트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부터 줄무늬 스커트를 입은 장하나의 장타와 화려한 버디 세리머니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공동 3위를 했다.

 지난해 12월 LPGA 투어 Q스쿨에서도 3라운드에서 무려 11타를 줄이며 선두에 올랐다. 장하나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 위해 공격적으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바람이 거세게 분 마지막 라운드 8오버파 80타가 나왔다. Q스쿨 통과는 했지만 아쉬웠다.

 올 1월 열린 시즌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에서도 빨간색 줄무늬 스커트가 또 등장했다. 첫날 67타, 둘째 날 65타를 치며 선두에 올랐다. 마지막 라운드 최나연, 리디아 고와 챔피언 조에서 우승을 다퉜다. 장하나는 공동 2위를 했다.

 2월 열린 호주 여자 오픈에서도 또 장하나가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리디아 고와 한 조에서 힘을 겨룬 3라운드 3타를 잃었고 마지막 날에도 2타를 잃으면서 공동 7위로 경기를 마쳤다.

 장하나는 JTBC 파운더스컵에서도 또 용의선상에 올랐다. 21일(한국시간) 벌어진 2라운드 11개 홀에서 7타를 줄였다. 일몰로 경기를 끝내지 못했지만 중간합계 11언더파로 단독 선두다. 2라운드 경기를 마친 김효주는 10언더파 2위. 장하나 같은 거물은 톱 10에 들려고 경기하지 않는다. 장하나는 “곧 적응될 것이고 ‘역시 장하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최고의 우승 세리머니를 곧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호탕하고 자신감에 넘친다. 거친 승부의 세계에서 나쁘지 않은 성격이다. JTBC 골프는 3라운드와 최종라운드를 22일과 23일 오전 7시45분부터 10시15분까지 생중계한다.

피닉스=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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