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전투기 오폭으로 접경지대 중국인 4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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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북부의 중국 접경지대에서 미얀마 공군의 오폭으로 중국인 4명이 숨졌다. 중국 관영 CCTV 등은 14일 “반군과 교전 중인 미얀마 정부군이 북부 코캉 지역을 폭격하는 과정에서 폭탄 3발이 국경을 넘어 중국인 마을에 떨어졌다”며 “윈난(雲南)성 린창(臨蒼)시의 한 마을 주민 4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류전민(劉振民) 부부장(차관)은 14일 린웽 주중 미얀마 대사를 불러 전투기의 오폭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또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 통보와 관련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국경지대 안정 조치를 요구했다.

중국 언론들은 사건 직후 중국 전투기들이 접경지역으로 출격해 국경 쪽으로 접근하는 미얀마 전투기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공군이 미얀마와의 국경지역 상공에 대한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우리 영토 주권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코캉 지역에선 최근 한 달 넘게 미얀마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교전은 2009년 코캉 지역에서 정부군에게 쫓겨난 반군이 지난달 초 공격을 재개하면서 시작됐다. 지금까지 수백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난민도 9만 명 이상 발생했다. 이 중 3만 명은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갔고, 나머지는 미얀마의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다.

약 14만 명이 거주하는 코캉 지역 주민의 80%는 중국계다. 이 때문에 미얀마 정부는 최근 중국 용병들이 반군에 합류해 교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군 지도자인 펑자성(膨家聲)은 “2009년 이후에는 반군에 소속된 중국인은 없다. 앞으로도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은 청나라 시대에는 중국의 영토였다. 1897년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았으며, 2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는 미얀마 영토가 됐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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