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레슨] 퇴직연금 어떤걸 고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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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백미경 하나은행 성북동지점장

12월부터 한국에서도 드디어 퇴직연금 제도가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퇴직연금은 사회가 점점 늙어가는 가운데 일정한 퇴직금을 보장해 국민의 노후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기업들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그래서 아직은 관심도가 낮다. 하지만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당사자인 근로자들은 기존의 퇴직금제도와 퇴직연금제도의 차이점을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 무엇보다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할 금융회사마다 '1호 상품'은 특별히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에 시행 초기에 가입을 해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러려면 퇴직연금의 'ABC'부터 알아놓을 필요가 있다. 기존 퇴직금은 기업이 문을 닫거나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면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런 단점을 손질한 것이 바로 퇴직연금이다. 회사는 퇴직금을 금융회사에 적립해야 하기 때문에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지게 되고, 직장을 떠나더라도 개인퇴직계좌를 이용해 퇴직금을 관리할 수 있다. 퇴직연금은 종업원 5명 이상을 고용한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다.

퇴직연금 얘기가 나올 때마다 헷갈리는 게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과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이다.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회사는 이 중에 한가지를 골라야 한다. 확정급여형은 말 그대로 나중에 받을 퇴직금이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사업주가 매년 퇴직금 충당금의 60% 이상을 금융회사에 낸다. 확정기여형은 쉽게 말해 정해진 종잣돈을 기업이 내면 이를 근로자들이 직접 운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의 운용 능력에 따라 연금액도 달라지게 된다. 연봉이 같더라도 개인별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이 달라지므로 어떤 상품을 선택할지를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고 싶다면 기존의 퇴직금제나 확정급여형을 선택하고 자산 운용에 자신이 있거나 고수익을 원할 때는 확정기여형이 유리할 것이다.

백미경 하나은행 성북동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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