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주니어들은 적수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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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잡힌 자세로 회전묘기를 펼치고 있는 '피겨 요정' 김연아. [중앙포토]

"이젠 성인무대 우승이다."

김연아(15.안양 도장중)가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세계 주니어 정상을 재확인했다. 김연아는 27일(한국시간) 체코 오스트라바 체스빙상장에서 끝난 2005~2006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총점 174.12로 일본의 사와다 아키(145.78점)를 큰 점수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올해 치러진 8차례 주니어그랑프리대회에서 성적이 뛰어난 8명의 선수를 추려 '왕중왕'을 뽑는 대회다. 김연아는 올해 출전한 두 차례 그랑프리대회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으며, 주니어 세계 랭킹 1위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57.51점으로 1위에 올랐던 김연아는 이틀째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기술점수 63.66점으로 2위 그룹을 무려 20여 점 앞서고, 예술점수에서도 53.95점을 얻어 월등한 점수 차로 우승했다. 2회 연속 3회전의 고난도 기술과 변형된 비엘만 스핀이 압권이었다.

한국빙상연맹 신건조 부회장은 "세계적 수준의 일본 선수들을 큰 점수 차로 따돌리고 우승한 것은 한국 피겨 사상 최고의 쾌거"라며 "나이 제한(만 15세 이상)이 풀리는 내년 7월 이후 시니어 무대에 도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이어 "김연아의 실력과 체형(1m56㎝, 38㎏)으로 볼 때 시니어 무대에서도 충분히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연아의 우승 의미는 대단히 크다. 세계 성인무대를 주름잡는 선수들이 모두 이 대회 챔피언을 지냈다. 김혜경 빙상연맹 이사는 "(김)연아는 몸이 유연하고 근육이 얇아 피겨스케이팅에 아주 적합하다. 게다가 기술력도 뛰어나 당장 성인무대에 나가도 세계 3~5위는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연아는 ISU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대회 마지막 스핀 동작에서 약간의 착지 실수가 있었던 것을 빼면 만족스러운 연기였다. 이제 비엘만 스핀은 물론 변형 스핀 동작까지 모두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연아는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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