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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불만, 24시간 카톡 접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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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종인(52·사진) 롯데마트 대표가 ‘24시간 스마트 소통’을 대형마트와 협력업체 간 갑(甲)-을(乙) 갈등의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지난해 연말 대표로 선임된지 약 2개월만이다. 롯데마트는 9일부터 갑을문화 개선을 위해 ‘파트너사-롯데마트 간 신(新) 문화 실행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8일 발표했다.

 ‘롯데마트 소통폰’을 새로 개설해 협력업체가 실시간으로 손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소통폰’으로 지정한 스마트폰을 동반성장을 담당하는 전담 직원이 24시간 소지해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 응답하는 방식이다. 협력업체가 롯데마트와 거래하면서 느낀 불만이나 문의사항, 제안 등 다양한 의견을 바로바로 보낼 수 있다.

 기존에도 롯데마트는 대표이사가 직접 받을 수 있는 이메일 주소와 협력업체 전담 유선전화를 ‘핫라인’으로 이용했다. 하지만 협력업체가 문의해놓고 답변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롯데마트 측과 대화할 수 있는 ‘쌍방향 실시간 소통’을 김 대표가 강조하면서 스마트폰을 통한 간편 창구를 새로 마련하게 된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김 대표는 평소 업무 보고도 문자·카카오톡 메시지로 받아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내린다”며 “협력업체와 롯데마트가 문자를 주고 받는 친구 같은 사이가 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소통폰을 불만을 접수하는 ‘신문고’ 역할로 쓰는데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서감찬(서로 감사하고 칭찬하기) 운동’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직원이 협력업체 직원에 대한 감사와 칭찬을 소통폰에 문자나 모바일 메신저로 보내면, 감명깊은 사연에 대해서는 김 대표가 직접 협력업체 대표에게 감사 편지를 보낸다. 반대로 협력업체 직원이 롯데마트 직원에 대한 칭찬을 소통폰으로 전하면 그 내용이 김 대표에게 전달된다.

 김 대표는 또 협력업체를 ‘갑’, 롯데마트를 ‘을’로 계약서에 표기해 ‘낮은 자세’를 강조하던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갑과 을이라는 표현 자체가 강자와 약자의 갈등을 내포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9일부터 계약서에는 ‘파트너사’와 ‘롯데마트’라는 용어만 사용한다. 류경우 롯데마트 대외협력부문장은 “우리라는 공동체로서 동등한 문화를 형성해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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