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서 납치해 대거 수감… 탈북 국군포로·재일동포 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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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국군포로와 재일동포 등이 북한 수용소에 대거 수감돼 있다는 주장이 22일 제기됐다. 지난해 5월 입국한 탈북자 김수철(43.가명)씨는 기자회견에서 함남 요덕 수용소와 함북 회령 수용소의 수감자 명단을 공개했다. 2000년 2월~2003년 4월 요덕 수용소 서림천 지역에 수감됐던 김씨는 수용소 반장을 했다.

◆ 유인해 북송=김씨에 따르면 국군포로 최상수(72)씨와 아들 성일(43)씨는 1999년 9월 중국에서 탈북자 색출 공작조인 함북 보위부원 7명에 의해 납치돼 회령 수용소로 끌려갔다. 김씨는 "공작조는 한국으로 보내 줄 것처럼 꾸며 유인한 뒤 북으로 납치한다"고 말했다.

국군포로 아들 박정호씨 및 국군포로 딸 김금선씨와 김씨 남편 이경무씨도 탈북 후 납치돼 회령 수용소에 수감됐다. 재일동포 출신 탈북 여성 한 명도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북송됐다.

◆ 베이징 한국대사관 진입자도 수감=2000년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에 진입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된 노광철(32)씨도 이듬해 9월 요덕 수용소에 수감됐다. 99년 11월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체포돼 북송된 허영일(33)씨 등 7명은 요덕.회령 수용소에 분산 구금됐다. 이 중 허씨의 아내 박영순(30)씨 등 두 명은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몽골에서 체포된 나진.선봉 출신의 광선(19).광일(16) 형제도 수감됐다.

◆ 고위 관료.외교관도=요덕 수용소 서림천 지역에는 외교관, 노동당 고위 관료, 반체제 인사, 교원 등도 함께 수감돼 있다. 독일 유학생 사건, 양강도 보위사령부 검열사건 등의 관련자도 함께 있다. 요덕 수용소에선 탈출을 시도했던 김호석.최광호씨가 공개 처형됐다. 2000년엔 수감자 김철민(35)씨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욕하다 발각돼 한밤중에 끌려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비밀 처형됐다는 얘기도 돌았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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