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자녀의 부모에게 벌금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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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비만이나 과체중인 영국 어린이가 33.5%에 이른다.

영국의 한 비만퇴치 재단은 비만 자녀를 둔 부모에게 벌금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국가비만포럼 대변인으로 어린이성장재단 이사장인 탬 프라이는 영국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영국도 비만과 관련된 조언을 무시하는 가정에 벌금을 부과하려는 푸에르토리코의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 의원들은 비만 자녀의 부모에게 1년 안에 자녀의 체중을 줄이지 못하면 최고 800달러(약 88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현재 푸에르토리코의 어린이 비만율은 30%다.

영국 보건의료정보센터(HSCIC)가 지난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영국인 어린이 10명 중 1명이 5세에, 5명 중 1명은 11세에 이르면 비만이 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비만이나 과체중인 영국 어린이는 33.5%에 이른다(2006년 이래 2% 증가).

프라이는 “가혹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혹독한 조치만이 상황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지난 20년 동안 의미나 효과 있는 조치 없이 그냥 비만이 사라지겠거니 하고 미적거렸다. 자녀의 체중 관리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신경하고 게으른 부모의 의식을 뜯어고쳐야 한다.”

그러나 의사들과 어린이 영양 관련 기구들은 프라이의 제안이 영국에선 적용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비만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길은 전체론적인 접근법이라는 증거가 있을 뿐더러 주요 식품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공중보건 전문가 기구의 정책 담당 존 미들턴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비만 자녀의 부모에게 벌금을 물리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이다. 강압적이고 징벌적이며 증거에 기초하지 않고 피해자를 탓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국적 식품 대기업들의 악영향을 간과하는 처사다. 그 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과식과 비만의 주요 원인이다.”

글=잭 무어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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