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되찾는「동요 부르기」성황|서울 YMCA, 무료강좌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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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나는 우리 선생님이 아주 예뻐요. 선생님이 우리 엄마라면 좋겠어요.』『우리들의 이름은 장난꾸러기. 그러나 모두모두 꿈이 있지요.』
동요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준다.
요즘 어른들은 「애답지 않은 아이들」때문에 걱정이 많다. 지나치게 어른스런데다가 유행가나 CM송 등으로 어린이다운 꿈과 용기를 잃어버린채 어린 시절을 보내기 쉽기 때문이다.
서울YMCA는 23일 하오2시 국민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한「어린이 동요부르기」무료강좌를 열고 동요로 동심을 회복하자는 캠페인을 벌여 학부모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도를 맡은 구본철교사(YMCA사회개발부) 는 『새로운 동요가 많이 출판되고 있지만 교과서에 수록된 이외의 곡은 보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CM송에 버금갈 만큼 동요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어린이들에게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동요는 학교의 음악시간이나 TV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소개되는 것이 전부.
최근들어 국민학교 교사와 국민학생들 스스로가 노랫말을 붙인 동요가 늘고 있지만 동요 붐을 일으키기에는 부족하다.
「어린이 동요부르기」프로그램은 우선 동요를 작사 또는 작곡한 선생님들이 직접 출연해 노래를 짓게된 사연, 노랫말뜻, 노래를 재미있게 부르는 방법에 대해 얘기한다. 그 다음 잘 알려진 노래를 다함께 부르고 새로운 동요를 배우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때 택하는 동요는 부모·친구 선생님·저축·청소등 생활과 관련된 노랫말이 붙은 동요를 고르고 동요를 통해 좋은 습관이 몸에 배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리듬은 가능한한 경쾌한 것으로 골라야 어린이들에게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으며 간단한 율동이나 개임·악기를 곁들여 사용하면 동요의 생활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구교사는 지적한다.
새로운 노래를 배울 때는 우선 노랫말을 천천히 읽어본 다음 허밍으로 음을 익혀본다. 허밍할 때는 입을 「아-」하고 벌린 상태에서 입술만 가볍게 다물고 음을 따라 해보고 그다음 음과 가사를 한소절씩 따라 부르면서 익힌다. 이때 아이들에게 악보를 주면서 가르치면 박자나 음감·리듬·악보 보는 능력등이 눈에 뜨이게 늘게됨을 알수있다.
동요작곡가로 동요의 의의와 해설을 맡은 엄문용씨(배재고 교감) 는 『부모가 동요를 함께 불러주어야 동요보급이 활성화된다』 면서 『동요를 부를 때는 아이들에게 동요가 갖고 있는 뜻과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설명해 줄것』을 당부한다.
저학년에게는 리듬감각이나 율동미를 중심으로 노래를 부르게 하고 고학년의 경우는 트리오나 듀엣· 돌림노래 형식등 앙상블을 중심으로 노래를 배우면 동요의 묘미가 한층 더해진다고.
두 아이와 함께「어린이동요부르기」프로그램에 참석한 주부 공경만씨 (37) 는 큰아들의 친구가 노랫말을 붙인 동요『우리선생님』 이 가정의 지정곡이 되었다면서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난 다음 간단한 노랫말을 써보거나 『선생님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등의 질문으로 어머니와 자녀간의 대화폭을 넓힌다고 말한다.
공씨는 그러나 「아이들에게 호소력이 강한 TV 어린이 연속극이나 만화영화등이 아름다운 노랫말을 심어주는데 소홀한 것 같다』 면서『아이들에게「꿈을 심어줄수 있는 이야기」를 동요로 옮겨 자연스럽게 가르치면 교육적인 효과도 거둘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엄씨는 동요 보급이 어머니들에게 잘못 이해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동요가 노래로서가 아니라 취미클럽이나 특기교육처럼 재능교육으로 치우치면 동요가 갖는 본래의 뜻을 찾기 어렵다는 것.
엄씨는 『동요가 교훈적인 면에 치우쳐 재미를 잃게 해서는 동요보급은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며 학교음악시간에 동요를 배우는 기회가 점차 늘어나야 한다고 했다.
또 엄씨는 『이제는 점차 어린이들이 지은 노랫말에 어른들이 곡을 붙여주어 동요를 활성화할 단계』라며『자연스럽게 뛰놀면서 부를 수 있는 동요가 아쉽다』고 했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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