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당협 위원장 교체 놓고 파열음 낸 새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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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사진 뉴시스]

새누리당이 2일 부실 당원협의회 위원장 교체 여부를 두고 파열음을 냈다. 이날 오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다. 회의에 안건으로 올라온 교체 대상 당협은 서울 동대문을ㆍ부산 사하을ㆍ인천 부평을ㆍ경기 광명갑ㆍ경기 파주갑ㆍ충북 청주 흥덕갑ㆍ충남 공주ㆍ전남 장흥-강진-영암 등 8곳이다.

회의도중 서청원 최고위원은 책상을 쾅 내리치며 “이럴거면 마음대로 해”라고 소리를 지른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서 최고위원은 비공개 최고위에서 “당협위원장은 정치인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며 “그 사람들에게는 교체가 치명적인만큼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올라온 안이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조강특위 구성멤버를 보라”고 일축했다.

친박계인 서 최고위원의 반발로 총선을 1년 여 앞두고 또다시 친박계와 비박계간 갈등이 표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협위원장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후보자들이 서로 눈여겨보는 자리인만큼 최고위원들의 자기 사람 심기라는 논란이 늘 있어왔다. 서 최고위원은 시기적으로도 “지금은 이런 걸 논의할 때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의 고성도 회의장 밖까지 새어나왔다. 이 최고위원은 “그 많은 당협위원장 중에 현역의원이 아닌 비현역 당협위원장들만 무슨 근거로 솎아낸거냐”며 “객관적이지 못하고 비합리적인 부분이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은 특히 청주 흥덕갑 최현호 당협위원장이 자유선진당 출신으로 2012년 새누리당과 합당할 때 데려 온 인사인 만큼 “필요할 때 쓰고 버리는 식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정당에서 소리가 나는 건 당연하다”며 “고성이 오간 것은 사실이고 그런 게 민주정당의 면모다”고 말했다. 지난주 월요일에 이어 이날도 부실 당협 위원장 교체 여부는 결론을 내지 못했고 다음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김태호 최고위원이 회의 공개 부분에서 국회의원의 정무특보 겸직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한 논쟁도 있었다. 서 최고위원은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김 최고위원에게 “그런 건 비공개 회의에서 이야기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고 김 최고위원은 “다 당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와 만나 “원칙적으로 겸직금지이기 때문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 절차를 밟으라는 건데 이런 문제제기 자체도 논란을 키운다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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