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스포츠주역(1)-"아사아선수권서의 한 꼭씻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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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남자배구의 대들보 강만수(29·현대자동차서비스)만큼 올 한해 환희와 한탕의 순간들로 점철된 선수도 드물다.
지난8일 신부(김정희)를 맞아 새 인생을 설계하는 기쁨을 누렸는가하면 지난달 벌어진 제3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일본)에서는 선전분투에도 불구, 끝내 내년LA올림픽출전 아시아대표 티킷을 놓치고 말았다.
『정말 제겐 잊을 수 없는 한해였어요. 현대자동차서비스 배구단의 출범으로 다시 배구와 인연을 맺게됐고 국가의 부름을 받아 국가대표로 복귀했으며 마음 맞는 안식구를 맞이하는 행운도 안았으니까요.』
보람과 긍지속에 결코 후회 없는 한해를 보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의 분투가 끝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그날의 한은 정녕 지울수 없는 마음의 상처로 남을 거예요.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게 아니겠어요. 두고보십시오. 반드시 설욕하고 말테니 말이죠.』
내년 l윌4일. 불과20일 앞으로 다가온 LA올림픽출전 최종세계예선전을 크게 의식한듯 그 커다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면서 승리를 다짐한다.
올해로 대표선수생활 11년째. 지난72년 부산성지공고3년 때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돼 뮌헨올림픽에 출전했으며 76년 몬트리올올림픽을 거쳐 78년 이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남자배구를 세계4강에 끌어올리는데 견인차 몫을 톡톡히 해내 일약 스타로 각광을 받았다.
키lm95cm·92kg으로 파괴력이 뛰어나 이미 세계정상급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매너 또한 깨끗해 그가 가는 곳마다 절대적인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최근 잇단 국제경기에다 무리한 훈련으로 간혹 호흡장애를 일으켜 고생하고있지만 타고난 체력에다 의지력으로 이를 극복, 못다한 배구인생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 결전의 날에 대비. 신혼여생을 뒤로 미룬채 불퇴전의 투혼을 용사르고 있다.
결혼과 함께 강은 서초동우성아파트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후회 없는 내일을 설계하고 있다.<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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