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양의사만 '의사'인가"…한‧양방, 이번엔 용어 다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한의계가 ‘의사’라는 명칭은 ‘양의사’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사’ ‘치과의사’ 등을 총칭하는 중립적 용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 이하 한의협)는 27일 “‘의사=양의사’라는 일부 양의사와 양의사단체의 주장은 여전히 일제 민족말살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 보건의료체계의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의협은 “한의와 양의로 의료가 이원화 된 우리나라에서 한의사와 한의학은 법과 제도적인 부분은 물론, 관련 명칭에서조차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당한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이전의 우리나라에서 의사란 ‘의학에 통달해 진맥과 침, 뜸, 한약을 처방하는 자’였다.

이 당시 활동했던 대표적인 한의사가 ‘종두법’으로 유명한 지석영 선생으로, 현 서울대의대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관립의학교의 설립을 청원했으며 이 학교의 교장으로까지 재임했다는 게 한의협의 설명이다.

한의협은 “현재 우리나라 양의사들이 정통성의 뿌리로 생각하는 서울대의대가 한의사의 손에 의해 건립됐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하지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 그러나 경술국치 이후,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으로 한의학이 억압받기 시작했다”며 “일제는 광제원에서 한의를 모두 쫓아냈고, 대한제국의 국권을 강탈한 후에는 공식적인 제도와 기구에서 한의를 모두 배제시켰으며, 한의사들은 한시적인 의사자격인 의생(醫生)으로 격하됐다”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의사=양의사’ ‘의학=양의학’이라는 인식이 형성돼 오늘까지 이어져왔다는 것.

한의협은 “국어사전에서 ‘의사’는 ‘의술과 약으로 병을 치료, 진찰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취득하여야 한다’라고 정의한다”며 “한의사와 양의사, 치과의사를 통칭하는 중립적인 단어를 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양의사와 양의학만을 ‘의사’와 ‘의학’으로 지칭하는 것이 틀린 표현이라는 게 한의협의 주장이다.

한의협은 “언어가 인식을 지배한다”며 “이제부터라도 ‘한의사와 양의사’, ‘한의학과 양의학’, ‘한약과 양약’의 바른 용어 정립을 통해 한민족의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위는 한의계와 반대로 '양방', '양의사', '양의학'이라는 용어가 잘못된 표현임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의협 한특위는 '양방', '양의사', '양의학' 등의 용어 대신 '의사', '의학', '의과학' 등의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기기사]

·서남대 우선협상대상자에 ‘명지병원’ 선정 [2015/02/26] 
·경영컨설턴트 의사들의 ‘요양병원’ 승승장구 전략 [2015/02/26] 
·중앙대병원, 기능성 소화불량증 임상 대상자 모집 [2015/02/26] 
·200개 비급여에 보험 적용하고 원격협진 활성화 [2015/02/26] 
·No.346 "MSG 얘기하는데 HVP는 왜 끌고 들어가?" [2015/02/26] 

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