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보다'기능 분산'중요… 지자체가 유치능력 갖춰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과거 공공기관 이전의 실패는 정부가 본사를 지방에 보내는 '물리적' 효과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청사의 지방 이전보다 기능의 지방 분산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공공기관 이전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해당 지역의 산업기반을 고려해 대상을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서울대 최막중(도시계획학)교수는 "중앙정부가 나서서 공공기관을 지방정부에 나눠주는 방식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며 "지자체들이 스스로 공공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유치를 원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을 상대로 경쟁 입찰을 거쳐서 공공기관 이전 장소를 결정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용규 연구위원은 "190개 공공기관을 나눠 지방에 골고루 배치한다는 발상은 지역산업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경우처럼 교육.연구기관의 분산 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프랑스의 경우 68년 항공 관련 국립대학 2개가 툴루즈로 이전했고, 2년 뒤 이곳에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사가 설립됐다. 이후 툴루즈는 유럽의 항공산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경성대 배준구(행정학)교수는 "지방 균형 발전이라는 근본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면 지방이 연구.교육 기능을 강화해 인재를 끌어들이는 유인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