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중진 공자시찰에 헬기9대나 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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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재계중진 55명은 25∼26일 1박2일 여정으로 대우조선·삼성중공업옥포조선소·풍산금속·포항제철등을 시찰했다.
재계중진의 산업시찰은 이번이 네번째인데 55명의 참가는 규모면에서 최대.
주관사인 대는 이들 재계중진들을 김해공항에서 왕포까지 수송키위해 현대·삼성등 각기업에서 제공한 9대의 헬리콤터를 동원했다.
25일 왕포의 대우조선을 방문한 정주영 현대회장은 『남들이 현대가 전에는 삼성과 싸움을 한다더니 요즘은 대우와 싸운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제 대우와 싸울 이유가 없으니 앞으로는 럭키금성과 싸움을 해야껬다』고 조크.
정회장은 주관사인 대우조선이 마침 68회 생일을맞은 정회장을위해 30여명의 대우조선 여자합창단이 부른 생일축하노래에대한 답사로 이같이 말해한바탕 폭소를 자아냈다.
김우중대우회장은 때마침 대우조선을 방문중인 「헤이그」전미국무장관을 점심식사중인 조선소식당으로 데려와 시찰단과인사를 시키는등 은근히 사세를 과시(?) 하기도 했다.
김회장은 모 경주조선호텔에서의 저녁식사에도 정회장을위한 생일케이크와 축가를 준비하는등 선배 기업인에대한 예의를 깍듯이 갖추었다.
이번 시찰에서 주관회사들은 버스를 2대 준비했는데 이들 중진들은 사세와 나이를 감안한 서열에따라 자기자리를 찾아 앉았다.
특히 제5공화국출범이후 장관을 지낸 최종완(효성중공업사장) 이선기(동양화재해상보험사장) 천명기(대한방직협회장)씨등 세사람은 스스로 2호차를 탔다.
이들 기업인들이 남의 공장을 시찰할때 눈여겨 보는 것은 「회사의 정리정돈상황, 직원들의 근무태도, 최신기계및 사무자동화실태」라고 했다.
한번 공장을 둘러보면 그회사가 어느정도인가를 대충 평가할수 있다고.
한편 이번 시찰은 재벌등 대기업에 대한 비판이 높은 시점에서 이루어진 탓인지, 이를의식한 발언들이 많았다.
풍산금속을 방문했을때 대지및 공장배치등에대한 설명을 하자 어떤 그룹회장이 『비업무용 부동산에대한 말썽은 없느냐』고 물어 폭소가 터지기도.
또 이번 국회에서 제기된 기업비판자료중 상당수가 라이벌기업에서 제공됐다는 설에대해 『기업주들은 그렇지않은데 실무자선에서 일부 그런 경향이 있는것같으니 엄격히 시정해나가야할것』이라고 언급.
일부 재벌 회장들은 시설투자등으로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마련할길이 없으며, 최근의 자금난으로 연말 보너스를 분할 지급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하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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