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먹고 애완견 죽자 주인 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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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푸드 전문기업인 네슬레 퓨리나가 집단소송을 당했다. 이 회사의 자연주의 건강식 개 사료인 ‘베네풀’ 제품을 먹고 자신의 반려견이 죽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에 의해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세 마리 반려견의 주인인 푸랭크 루시도는 이달 초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에 “반려견의 죽음은 마치 가족을 잃은 듯한 슬픔과 같다”며 “이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네슬레 퓨리나에 징벌적 손해 배상을 요구한다”는 취지의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징벌적 손해 배상은 기업이 불법 행위를 통해 영리적 이익을 얻은 경우 이익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손해 배상액이나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식이다. 만약 이 소송에서 루시도가 이길 경우 비슷한 피해를 겪은 이들 역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집단소송에서 패소한 기업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소장에 따르면 루시도의 반려견 3마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베네풀 사료만을 먹었다. 집을 수리하느라 루시도는 이들을 각자 다른 집에 보냈다. 지난달 집에 데려왔을 땐 한 마리는 심하게 아팠고 다른 한 마리는 결국 죽었다. 죽은 개를 부검한 결과 위에서 출혈이 발견됐고 간 병변도 있었다. 아팠던 다른 한 마리에 대해서도 수의사는 “지속적으로 독성 물질에 노출돼 내부 출혈과 간 기능 장애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루시도의 변호인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의 공통점은 베네풀을 먹었다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네슬레 퓨리나의 홈페이지에는 베네풀 제품을 먹고 자신들의 개도 루시도의 반려견과 비슷한 증상을 겪는다고 호소하는 주인 3000여명의 항의 글이 올려졌다. 네슬레 퓨리나 측은 그러나 “베네풀은 사람이 먹는 음식에도 들어가는, 미 식품의약처(FDA)의 승인을 받은 재료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펫푸드 1위 기업인 네슬레 퓨리나는 2001년 세계 최대 식품회사 네슬레와 120년 전통의 펫케어 전문회사 ‘랄스톤 퓨리나’가 합병해 탄생했다. 문제가 된 베네풀 브랜드 제품은 국내에서는 2011년 출시됐으나 2013년 판매를 중단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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