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기업이 서야 나라가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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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경제 상황이 나빠져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학 문을 막 나선 청년 열 사람 가운데 7~8명은 실업자가 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중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은 3.6%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대 실업자는 2.2명 중 한 명꼴(37만여명)이다.

기업 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탓이 크다. 시장경제체제에서 기업은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며, 영리를 위해 생산.판매. 서비스 등 경제 활동을 하는 조직체다. 따라서 기업은 경제 활동의 원동력이 된다.

영리 추구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기업은 정부.교회 등 비영리 조직과 구별된다.

이윤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망한다.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양질의 상품을 싼 값에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엔 우수한 근로자가 필요하다. 우수한 근로자를 확보하려면 높은 임금을 주는 등 근로 조건이 좋아야 한다.

따라서 기업의 이익은 소비자나 근로자의 이익과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동행한다.

기업이 이윤을 내기 위해 노력할수록 소비자는 더 질 좋고 값싼 상품을 쓸 수 있다.

직원들의 봉급과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도 커진다. 일자리도 늘어나고, 세금을 많이 내서 국가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부가 쌓인다.

흔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하나는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업은 이처럼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에 선(善)을 베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익 지상주의다. 기업이 세금도 법대로 내고, 환경오염도 시키지 않으며, 소비자와 주주에게 정직하다면 국민이 나쁜 감정을 가질 리 없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정도(正道) 경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반(反)기업 정서가 생긴 것이다. 국민의 기업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을수록 나라 전체의 손해도 커진다.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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