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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씨의 소설『도둑일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달의 소설중에는 김용성씨의「도둑일기』 (현대문학) , 이병주씨외 『백격선생』 (한국문학), 현길언씨외 『열부 Ⅱ』 등이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김용성씨의 『도둑일기』 는 「성장소설」 로 분류될수 있는 것이다.
한 인문이 어떠한 삶의 궤적을 따라 성장하면서 하나의 인격을 이루어가는가를 추적해보는 형식인 이러한 소설은 쳬험적인 요소와 함께 윤리성을 띠게 된다.
「헤르만·해세」 의 『데미안』 같은 작품이 대표적인 경우로 하나의 세계인식에 이르는 과정이 드러나게 된다.
『도둑일기』 는 6·25때 고아가된 세형제가 4·19가 일어날때까지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라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 작가는 세형제의 성격·인생관을 뚜렷하게 대조되는것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큰형은 살아가기 위해서 진흙탕 세계속으로 뛰어든다.
그는 때로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행동도 하게된다.
그러면서 이세계가 비리로 가득차 있다는것을 체험하면서 그러한 비리에 영합해 경제적·사회적 위치를 높이려고한다.
들째인 화자<나>는 형의 행동이 못마땅하지만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못하는 작가지망생이다.
막내는 신학대학에 들어가면서 정의를 위해 노력하려한다.
6·25이후 소년기를 거치면서 이제 40대가 된 사람들의 인격형성이 어떻게 되었나, 그러한 사람들이 중추가 되어 이끌어가는 우리사회의 병리의 근원이 무엇인가 하는것이 이 소설이 궁극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될 것이다.
우리의 40대가 가지고 있는 의식의 근저를 되돌아보는것, 그 반성의 토대위에 앞날에 대한 설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병주씨의 『백경선생』은 일제말 쫓겨와 숨어사는 세사람, 기독교인·시인·사회주의자가 한곳에 있으면서 겪는 갈등과 그들을 융화시키려는 기인인 중 사이의 일을 그리고 있다.
해방이후 우리가 겪어야했던 비극의 씨앗이 그들의 행태속에 나타난다.
이씨는 6·25때 사회주의자와 기독교인이 함께 죽음에 이르게 만들어 비극의 승화를 노린다.
현길언씨의 『열부Ⅱ』 는 세아들을 일본군·공산군·월남파병군으로 잃은 한 노인의 슬픈 죽음을 그렸다.

<도움말 주신분="김윤식·권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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