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와 '우리' 언니들, 정규리그 3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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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우리은행은 2012년 신한은행 코치였던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부임한 뒤 여자프로농구 최강이 됐다. 엄한 아버지였던 위 감독과 자상한 어머니 역할을 한 전 코치가 정규시즌 우승컵을 맞들고 있다. [춘천=뉴시스]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6년간 전성기를 구가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의 이름을 따 ‘레알 신한’이라 불렸다. 신한은행은 전주원(43·우리은행 코치)·정선민(41·하나외환 코치) 등을 앞세워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6년 연속(2007년~2012년)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레알 신한’ 왕조는 2012년 이후 저물었다. 그 자리엔 ‘우리셀로나 왕조’가 들어섰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은 요즘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의 이름을 따 ‘우리셀로나(우리은행+바르셀로나)’로 불린다. 2008년부터 4년 연속 꼴찌였던 춘천 우리은행은 2012-13시즌부터 2년 연속 통합우승을 거둔 데 이어 올 시즌까지 3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23일 KDB생명을 74-71로 꺾고 26승5패를 기록했다. 남은 4경기에 관계없이 2위 신한은행(21승9패)을 따돌린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고 챔프전에 직행했다.

 공교롭게도 2012년 신한은행 코치였던 위성우(43)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우리은행 코칭스태프로 자리를 옮긴 뒤 여자농구 최강이 바뀌었다. 위 감독은 우리은행 감독을 제안 받았을 때 전 코치와 함께 가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둘은 우리은행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정장훈 우리은행 사무국장은 “위 감독과 전 코치는 확실한 분업 체제다. 위 감독은 엄한 아버지, 전 코치는 자상한 어머니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현역 시절 식스맨 포워드였던 위 감독은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 지도자로 변신한 뒤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위 감독은 우리은행에 부임한 첫해 하루에 네 차례 혹독한 체력훈련을 실시했다. 강력한 체력을 기반으로 압박 농구를 펼쳤다. 최근엔 하루 두 차례로 훈련을 줄였지만, 여전히 호랑이처럼 무섭다. 

 현역 시절 ‘컴퓨터 가드’라 불렸던 전 코치는 비디오 미팅을 전담하며 선수들의 장단점을 지적한다. 선수들도 어머니처럼 자상한 전 코치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편이다. 위 감독은 전 코치 의견을 적극 수렴한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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