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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외국문화원 젊은이들 발길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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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주한외국문화원에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다. 외국문화원은 바다를 건너지 않고도 최신 외국학문과 문물을 쉽고 빠르게 획득할 수 있는곳.
현재 우리나라에 설립된 외국문화원은 미·영·불·독·일·중·아랍등 7개국. 누구나 쉽게 출입할 수 있는 개방적인 분위기에 환경이 깨끗하고 쾌적할 뿐만이 아니라 풍부한 최신서적과 시청각 자료들을 갖추고 있어 휴식을 겸한 문화적 명소의 구실까지 하고있다.
말하자면 「외국 문화의 로비」구실에다 힘들이지 않고 붙들 수 있는 「선진문물의 주공급원」몫까지 떠맡고 있는 것. 국내에서 구하기힘든 원서들도 마음껏 볼 수 있는 이 외국문화원에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시설과 제대로 된 교수진에 의해 한층 싼값으로 외국어를 익힐수 있는 잇점이 있고, 가위질하지 않은 외국명화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뒤따른다. 또 해외유학을 꿈꾸는 젊은 학생, 직장인들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곳. 여기가 바로 이 외국문화원들이다.

<미국문화원>
우리정부가 수립된 해인 1948년에 미국공보원으로시작, 외국문화원으로는 맨먼저 설립되었다.
미국문화원은 현재 서울을 비롯, 지난해 3월의 방화사건과 지난9월의 폭발사고로 「유명」해진 부산및 대구, 그리고 광주등 네군데가 있다.
서울의 미국문화원은 롯데호텔 맞은편인 을지로1가63의 미국문화센터건물에 위치, 도서·잡지·문헌·비디오테이프 등을 비치해 미국의 사회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도서실은 하루평균 4백∼5백명이 이용, 1만여권의 장서를 갖추고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상오9시30분∼하오6시까지 개방, 성인이면 누구나 이용할수 있도록 해놓았다.
봄·가을이면 미국문학강연이나 미술전시회등도 연다. 또 미국예술에대한 이해도 돕고있다.

<영국문화원>
73년에 설립된 영국문화원은 서울 정동3의7 영국성공회부속건물 4층에 위치, 민간단체의 성격을 띤 브리티시 카운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영국문화원이 주로 하는일은 크게 3가지 ▲로얄발레단 초청공연이나 「헨리·무어」조각전시회등 문화행사를 주관하고 ▲지난해 3월부터 3개월코스의 어학교육반을 신설, 영어회화를가르치며 ▲1만여권의 장서가 소장된 도서실을 운영하는것등이 그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구할수 없는 영국출판서적들을 영국 대영도서관 대출부를 통해서 빌려주는 일도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이용자가 우편료등 실비만 부담하면 아무리 희귀한 책도 한달동안 자기집 안방에서 마음껏 읽을수가 있다.
영국문화원 도서실장 최덕선씨(34·여)는 『지난해의 경우 도서실의 이용자중 대학생이 30%, 교사 및 교수가36%, 대학원생이 10%였다』며『영국여왕의 생일이나 어려운 단어, 외국기관의 정식명칭등을 묻는 전화문의도 하루에 20여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프랑스문화원>
프랑스 영화상영으로 유명한 프랑스문화원은 서울 경복궁입구 사간동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3층 건물을 차지하고 있다.
1층엔 미술전시실과 비디오상영실, 2층엔 도서실·자료실·유학상담실, 3층엔 사무실·어학실·원장실이 있고 지하층엔 프랑스의 이름난 감독「장·르느와르」의 이름을 딴 영화감상실 「르느와르·룸」이 들어서 있다. 좌석은 1백10석.
영화는 매일낮 12시와 하오2시, 4시, 6시등 4차례에 걸쳐 상영되는데 대학생들의 각별한 인기를 끌어 늘 초만원을 이루고 주말이나 방학때에는 영화감상학생들로 문화원입구는 장사진을 이룬다. 관람료는 1인당 3백원.
그런가하면 중앙대 김정옥교수등이 지도하는 학생영화클럽「시네마·테크」와 일반성인들의 영화감상 클럽인 「시네·클럽」이 매주 화·목요일 이곳에서 모임을 갖기도 한다.
도서실은 8천여권의 장서와 각종 필름과 슬라이드등이 비치되어 있으며, 하루 이용자는 평균 5백여명에 이른다.
프랑스문화원에서 보급하는 「유학가이드」를 구입하기위해 왔다는 박형진군(21·외대불어과2년)은 『프랑스의 사회와 문화등 전반적인 것을 가장 한꺼번에 충족시켜주는 시설물이 프랑스문화원』이라며 「불문학도의 아지트」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독일문화원>
68년 독일대사관이 도서관을 열어서 활동이 시작된 독일문화원을 흔히 「괴테·인스티튜트」로 더 잘 불린다. 78년11월에 지금의 위치(서울 후암동339의1)인 남산시민도서관옆 관광도로변의 비탈진 기슭에 독특한 계단식 구조로 들어섰다. 정문쪽에서 보면 1층밖에 보이지않으나 실제로는 4층. 대지7백여평에 연건평 6백여평.
이곳의 독일어강좌는 실력있는 강사진과 완벽한 시청각시설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1년에 4차례 있는 등록때가 되면 수강희망자들이 등록허가를 받기위해 밤새워가며 줄을섰다가 평균경쟁률 3대1의 까다로운 「입학시험」을 치르는 진풍경을 빚기도 한다.
또 이곳에서는 매월 정기적으로 독일연극·무용·음악등의 공연을 갖고, 독일에서 공부한 국내예술인들에게도 작품을 발표할수 있도록 장소등을 재공하고 있다.
김지현양(25·숙대대학원1학기·동양화전공)은 『18세기 독일의 로코코 자기에관한 새미나 준비를 위해 독일문화원 도서실을 찾았다』며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풍부한 자료에 놀랐다』고 즐거워했다.

<일본문화원>
71년에 문을연 일본문화원(서울운니동114의8)은 일본국대사관 광보회실이 정식명칭. 1만여권의 일본서적을 갖춘 도서실은 월∼금요일은 상오9시30분부터 하오5시30분까지. 토요일은 9시30분부터 하오1시까지 개관한다.
이용객은 하루평균 2백여명으로 몇해전까지만 해도 젊은이보다 나이 지긋한 중년신사들이 더 많이 찾았으나 최근들어서는 젊은학생들이 「중년신사」들을 숫적으로 압도하고 있다.
또 1백20석을 갖춘 영화관은 목요일 하오6시와 토요일 상오11시에 개관, 누구나 선착순으로 입장이 가능.
일본어교사 교육도 이 문화원활동중의 하나로 여름방학등을 이용 우리나라 정부의 추천을 받은 일본어교사 10∼20명을 일본에 초청, 연수교육도 시키고 있다.

<중국문화원>
76년 장개석총통을 기념하는 중정도서관(서울 명동1가83)이 문을연 뒤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 중정도서관은 50여석의 좌석에 1만여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자유중국에서 발행되는 신문·잡지등 모든 정기간행물도 한걸음에 볼 수 있다. 열람과 대출이 모두 무료.
그밖에도 중국회서의 전시회를 수시로 갖고 중국어회화클럽(매일 하오3∼4시)과 중국영화상영소(매일하오1∼2시)가 운영하고 있다.

<아랍문화원>
날로 고조되어가는 아랍 세계에 대한 국내관심이 하나로 뭉쳐서 설립된 곳이 「아랍문화회 관」(서울 경운동91)이다.
대사관에서 경비등을 부담, 운영하는 다른나라 문화원들과는 달리 아랍세계와 이해관계를 갖고있는 우리나라 무역상사, 해외건설업체등이 힘을 모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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