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청소년에 잠자리 제공해주던 '좋은 삼촌' 알고보니 성폭행범

중앙일보

입력

가출 청소년들은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40대가 구속 기소됐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3부(김종형 부장검사)는 가출 청소년들을 성폭행한 혐의(미성년자 의제강간)로 A(42)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 A씨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A씨는 지난 2012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자신의 집에서 가출 청소년 3명을 성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다.

미혼의 회사원인 A는 경기 부천역 인근에서 활동하는 가출 청소년들 사이에서 '좋은 삼촌'으로 불렸다. 자신의 월세방을 잠자리로 제공하고 가끔 술과 담배도 대신 사다가 제공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을 집으로 데려온 뒤엔 본색을 드러냈다. 몸을 더듬는 등 추행을 하고 성폭행까지 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거부하지 못했다. 친부와 계부 등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와 오갈 데가 없는데다 가진 돈도 없어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 탓에 일부 피해자들은 성추행에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A씨의 집을 떠나지 못하다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주변에 저렴한 술집이나 PC방·모텔 등이 많아 가출 청소년들의 아지트로 통하는 부천역의 특성을 이용해 범행 대상을 찾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부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가출 청소년 지원 단체를 통해 "좋은 삼촌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부천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협조해 피해자들에 대한 정신적인 치료나 경제적 부분에 대한 지원은 물론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며 "가출 청소년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처럼 가장한 성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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