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태 광주시장," 나한테도 이러는데 일반 국민은 어쩌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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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여권 가진 사람조차 이런 수모를 당하는데 우리 국민은 어떻겠냐. 미국측은 사과하고 차별대우 없애지 않으면 패트리엇 미사일 철수하라."

광주시 미주 투자유치단의 단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박광태 광주시장 일행이 미국 공항에서 1시간여동안 몸수색과 소지품 검사를 당한데 격분해 이같은 발언을 했다고 문화일보가 10일 보도했다. 박 시장 등 광주시 미주 투자유치단 18명은 9일(현지 시간) 오전 6시40분부터 8시5분까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1인당 1시간이 넘는 철저한 보안검색을 받았다.

이들은 대다수 공항 이용자들이 거치지 않는 별도의 절차, 특히 엔트리 스캔(압축공기를 몸에 쏘면서 전파를 이용해 검색하는 기 구)을 거치는 등 소지품을 철저하게 수색당했다. 박 시장은 지갑과 서류가방에 담긴 공문서까지 점검을 받았다.

반면에 미국인들과 일본인들은 엔트리 스캔 등 기구를 거치지 않 고 10여분만에 간단한 절차를 마친 뒤 통과됐다. 박 시장 일행은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예정된 문화콘텐츠 기업과의 투자 양해 각서 체결을 위해 오전 8시34분발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여객기를 탑승할 예정이었다.

박 시장은 "관용여권을 가진 사람들조차 이런 수모를 당하는데 평범한 우리 국민이 어떤 수모를 당할지 안 봐도 알겠다"며 " 미국 측의 사과와 함께 향후 차별대우 철폐를 약속하지 않을 경우 지난해 광주공항 인근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철수를 미국 측 에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2년 전 주한미국 대 사관의 요구에 따라 광주 무등도서관에 개설된 아메리칸 코너의 폐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우리 정부의 굴욕적인 대미외교 자세도 이같은 사태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외교상 관례인 상호주의에 따라 한국을 드나드는 미국인에 대해 철저한 보안검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항 측은 정밀 검색대상을 샘플링했고 박 시장 일행이 해당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박 시장 등은 당시 한국인을 제외하고는 정밀검색을 받은 사람들이 거의 없어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보안 검색결과 박 시장 일행 중 문제점이 발견된 사람은 없었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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