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0)제80화 한일회담(59)일본측 대표단|김동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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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당시는 「재개한일회담」이라고 불린 제3차 회담은 1O윌6일 상오11시5분 일본외무성 419호실에서 양국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우리측에서는 수석대표에 김용식주일공사, 대표에 유태하주일참사관. 장경근외교위원희위원. 홍진기법무법무국장, 최규하주일총영사, 이상덕한은외국부장이 참석했다.
일본측의 수석대표는 「구보따」(구보전관일랑) 외무성참여가 맡았는데 양측 대표단구성을 보면 양측에서 서로 이 회담에 임하는 자세의 차이가 드러난다.
일본측은 이번 회담 대표에 청정정수산청장관을 새로 넣고 또 업저버로 이동저원 대일본수산회부회장. 칠전말길 일본원양저인망 어업협회부회장, 천야군치 서일본선망어업연합회 조합장읕 배석시켰다.
일본측은 회담재개를 요청할 때부터 어업문제만을 다루자고 넌지시 제의한데서 드러났듯 이 회담에 전력투구할 분야를 어업문제로 잡고있었다.
우리측이 제반문제에 대한 일괄해결방식으로 접근한데 대해 일본측은 자기네 구미에 맞는것부터 처리하자는 얕팍한 속셈을 숨기지 않았던 셈이다.
이같은 기본자세의 차이는 보름만에 결렬된 재3차회담의 분위기를 또다시 실질토의 쪽보다는 법이론의 대결장으로 몰고가게된 한 요인이 됐던 것으로 나는 듣고있다.
이날 회의에는 제1차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였던 양유찬 주미대사가 우리측 업저버로 회의에 참석했다.
먼저「구보따」씨가 일어나『한일회담에 관심이 많은 양대사롤 맞이하여 충심으로 환영한다』고 전제한후 한국측은 포획한 일본어선의 반환과 금후의 나포를 정지하여 회담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적당한 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는 요지의 인사를 했다.
이에대해 김수석대표는 일본이 우리의 평화선을 존중해줄것을 바란다고 응수했다. 첫인사부터 상호간에 존재하는 첨예한 이해대립의 측면이 부각된 것이다.
양주미대사는 업저버이면서 발언을 신청, 일본이 대한재산청구권을 포기하라고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한일양국은 지리적으로 근접해있다. 한국은 자유세계진영의 방위선을 유지하기위해 반공투쟁을 전개하고있으며 만일 한국이 공산도배들의 수중에 들어간다면 곧 일본에도 공산침략의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한일양국의 친선관계유지에 노력해야할 것이다.
이 회담의 성패여부는 재한일본재산에 대한 일본측의 청구권 주장을 포기함에 달려있다.』
양대사의 뼈있는 인사가 끝나자 일본측은 아니나 다를까 어업문제부터 먼저 토의하자고 제의했다.
첫 회의니만큼 앞으로 진행할 회의운영방침등을 먼저 양측간에 합의하는것이 순서가 아닌가. 이에 우리측은 기본판계, 어업문제, 재산청구권문제, 국적처우문제, 선박문제에 관해 5개분과위를 설치해 토의케해야 한다고 주장. 관철시켰다.
회담장의 이같은 열기는 회담장 바깔에도 연장됐다. 서울에서는 외무부대변인이 이날상오 이 회담과 관련한 우리측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 일본과 선린관계를 가지며 일본이 한국에 대해 바라고 있는것과갈이 상호 번영되고 우호적으로 살게되기를 희망한다. 한일회담의 우리대표는 새로운 우호합작의 정신으로현안의 제문제를 검토할 것이며 한국은 과거를 잊고 복수심을 포기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상호간 성의있는합의에 도달할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일본수산회는 이날 주일대표부에 평화선 문제의 해결이 급선무이며 공해상에서 일본어선의 나포와어부의 억류를 즉시 정지하라는등의 요구를 주장하는 성명을 보내왔다.
오촌일본외무차관도 첫 회의에 참석키위해 외무성에 도착한 김수석 대표에게 나포된 일본순시선을 즉시 석방하라는 요구를 담은 항의서를 수교했다.
한국해군함정은 9월27일 평화선내에서 조업중인 일본어선을 보호중이던 일본수산청 순시선 제2경환호를 평화선 침범혐의로 나포한바 있었다.
하필이면 첫회담을 하기위해 일본외무성을 방문한 우리측 수석대표에게 항의서를 전달하는 일본측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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