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티킷 걸린 아시아선수권 앞둔 남녀배구팀 "타도 일·중공"…강훈 또 강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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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남녀배구가 내년 LA 올림픽을 향한 고지 탈환에 힘찬 진국나팔을 불었다.
오는 11월 LA 올림픽 출전 티킷이 걸려 있는 제3회 아시아 남녀배구 선수권대회(여자=11월 10∼17일, 남자=11월 23∼12월 1일)에 대비, 총력전을 펼 만반의 임전태세를 다지고 있다. 지난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구기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여자배구-. 그날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는 지 그 시험 무대를 불과 보름 남짓 앞두고 있는 여자배구 대표 팀은 전에 없는 투지와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막바지 훈련에 영일이 없다.
그러나 최근 잇단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은 여전히 불안감을 더해 주고 있는 게 사실. 지난 4월 개편, 출범한 여자 대표팀은 지난 6월의 NHK배 대회에서 일본·쿠바에 연패했고 또 지난달의 프리 올림픽에서는 3전 전패를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여자 대표팀이 LA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이 대회에서 중공·일본과의 벅찬 싸움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은 오히려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중공은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출전권을 획득해 놓고 있어 여유가 있지만 일본은 아무래도 한국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31전 3승 28패로 일본에 절대적인 열세에 있다.
사상 최약체로 지목되는 현 여자 대표팀. 그러나 필승에의 의지는 전에 없이 뜨겁다. 하루 6시간씩 계속 되는 강훈으로 불퇴전의 투혼을 다지고 있으며 대일본전에 대비한 다채로운 속공 패턴 18가지를 개발, 실전을 통해 소화해 내는 반복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두고 보십시오. 모두들 승산이 없다고들 점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송세영 여자 대표팀 감독의 굳은 표정에서 「타도 일본」의 다부진 결의를 엿 볼 수 있다.
남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내년 1월의 세계예선전(터키)이 있긴 하지만 남자 또한 이 대회에서 최소한 일본(또는 중공)을 꺾어야만 LA 올림픽 예선 관문을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자 대표팀은 전력상 최강으로 평가, 중공·일본의 그것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자보다는 기대를 걸어 봄직하다.
게다가 최근 부상으로 제외됐던 강두태가 합류, 전력이 크게 보강된 데다 강만수 장윤창의 파워가 되살아나 희망적이라는 밝은 전망을 낳고 있다.
승산은 중공·일본에 마찬가지로 5-5 백중세의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남자 대표팀은 대회 기간 최고의 컨디션으로 전력을 절정에 올려놓기 위해 속공에 바탕을 둔 새 전략을 마련, 실전에 대비한 팀 플레이 응용 훈련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9월 유석철 이인으로 교체된 남자 대표팀 새 코칭스태프는 바로 79년 멕시코 유니버시아드 우승을 이끈 행운의 주역.
지난 78년 이탈리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세계 4강에 오른 남자배구 역시 LA 올림픽을 향한 쾌속 진군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셈이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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