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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사이공'홍광호, 런던 뮤지컬 별로 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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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드’ 뮤지컬 부문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들고 있는 홍광호. [사진 PL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배우인 홍광호(33)에겐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 배우란 수식어가 달려 있다. 초연 25주년을 맞아 지난해 5월부터 재공연에 돌입한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여주인공을 사랑하나 끝내 외면 받는 월맹군 장교 투이 역을 맡게 되면서다.

 15일(현지시간) 그에게 새로운 수사(修辭)가 추가됐다. 런던에서 열린 권위 있는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드’에서 뮤지컬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아서다. 데뷔작이 곧 수상작이 된 셈이다.

 그는 개막 당시 “큰무대에 설 수 있어서 영광”이라면서도 “한국 뮤지컬 수준이 낮지 않다”고 했다. ‘미스 사이공’을 비롯, 세계적인 뮤지컬 제작자인 캐머런 매킨토시는 “어느 누구도 광호만큼 투이 역할을 잘한 사람은 없었다”며 “그가 한국에 안 돌아갔으면 좋겠다. 영원히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이번 수상으로 두 사람의 말이 과장이 아니란 게 입증된 셈이다.

 홍씨는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드’ 시상식에서 “정말 여기에 설 수 있어서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정말 멋진 밤”이라고 기뻐했다. 이후 영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언젠가 웨스트엔드 무대에서 한국서 공연했던 ‘오페라의 유령’의 (주인공인) 팬텀 역할을 하고 싶다. ‘레미제라블’ 무대에도 꼭 서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 관객들에게도 “한국에서도 못 받았던 상을 운 좋게 여기서 받게 돼 참으로 영광이고 기분이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계신 관객분들께 늘 감사 드린다”며 “한국 뮤지컬에 자부심을 가지고 늘 한국 뮤지컬을 사랑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당초 공연과 휴가차 3월 초까지 한국에 체류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수상 소식에 급히 영국행 비행기를 탔다.

 한편 이번 시상식은 ‘미스 사이공’의 독무대였다. 12개 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됐고 ‘최우수 웨스트엔드 쇼’와 뮤지컬 남·여우 주연상 등 9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드의 최고 기록이다.

 매킨토시는 “전 세계 18개국 출신 배우들을 한무대에 모을 수 있어서 기뻤다”며 “특히 아시아 배우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오늘밤은 그에 대한 헌사”라며 뭉클해 했다. 실제 홍씨 외에도 뮤지컬 남우주연상(존 존 브리오네스), 여우조연상(로셸 앤 고)이 아시안계 배우에게 돌아갔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영상 왓츠온스테이지 어워드]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드=웨스트엔드 공연작(뮤지컬·연극)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으로 올해로 15회째다. 관객들의 평에 따라 후보작이 정해지며 두 달여 간 관객들의 투표를 통해 수상작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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