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도적 「테러」론 한국동요 못시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일본의 아사히 (조일) 신문은 11일 「금일의 문제」 라는 단평란을 통해 비인간적인 타격을 가해 한국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라고 논평했다.
다음은 이 논평을 전재한것.
『평화와 우호를 찾아 서남아 여로에 올랐던 한국외교사절일행의 유해는 슬픈 반기의 영정아래 김포공항으로 돌아왔다.
한국인에게는 KAL기피격에 이은 랭군의 비극으로 각별히 비애깊은 가을이 될 것이다.
누가 전대통령 일행을 폭사시키려 했는가는 그진상이 안개에 가려 있지만 거기에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져 있었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 숨겨진 존재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의 정치중추부에 비인간적인 수단으로 타격을 가한다해도 한국을 붕괴시킬 수는없다.
왜냐하면 첫째 박정희전대통령은 자기 손으로 모든 정치신경을 가늠하는 카리스마적 지도자였다. 따라서 79년10월의 암살사건은 한국의 정치사회를 격동의 와중으로 끌어넣었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에는 고도성강시대를 겪은 젊은 세대의 테크너크래트가 그 나름대로 국익관밑에 정권의 요소에 버티고 있으며 군부나 치안당국조차 예외는 아니다.
한정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는 대통령만 쓰러뜨리면 한국도 쓰러뜨릴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현실을 너무나 모른 것이다.
둘째 남 북한이 군사적 대립을 하면서 경제입국을 지향하는 한국에서는 국민의 기본권리제한은 불가피하다는 정부와 경제성장에 알맞은 민주적 권리의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 학생 지식인 사이에 대결이 벌어져 왔었다.
하지만 많은 정권비판자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먼장래의 한반도의 통일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우선 민주한국을 만드는 것이며 성급하게 사회주의로 탈바꿈하자는 것은 아니다.
나라 자체가 무너질것 같은 긴박한 장면에서 전국민적 구심력이 작용한 선례는 1974년8월15일 육영수영부인 암살직후에 한국에서 볼수가 있었다.
셋째 아무리 훌륭한 사상·신조일지라도 인간을 죽이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아니 그렇게함으로써 스스로 정당성을 부정하고 모든 설득력을 잃고 말것이다.
소박하고 평화스러운 부처님의 나라 버마에서 일어난 돌연한 비극은 누가 무엇을 생각해서 한짓인지는 알수없다.그러나 그정치적 목적에 영원한 승리는 있을수없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