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증식 장(臟) 세균 활성산소가 살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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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장(臟) 내 세균 수가 많아지면 세균 증식 억제 효소 '듀옥스'로 활성산소를 만들어 살균함으로써 건강 상태를 스스로 유지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규명됐다.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이원재 교수와 하은미 박사 과정 대학원생이 이 효소를 발견했다. 이들은 듀옥스가 장 내에서 활성산소를 만들어 세균의 수가 적정하게 유지되도록 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과학저널 사이언스 4일자에 발표했다. 이에 따라 만성 염증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만성 염증 질환은 생체 안에서 화학반응을 잘 일으키는 활성산소의 조절 이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교수는 "활성산소의 과다 생성은 많은 만성 염증 질환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지만 활성산소의 생성 기전에 대한 정보가 전무해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듀옥스 효소의 조절제를 개발함으로써 대장염이나 류머티스 같은 만성 염증 질병과 이에 관련된 암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활성산소를 독성 물질로 보는 연구에서 벗어나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로서의 연구가 활발해지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만약 장 내에 듀옥스가 없으면 세균이 늘어나는 것을 막지 못하게 되며, 정상치보다 그 수가 1000배 정도 되면 동물은 죽게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는 초파리로 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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