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없는 도전자|한방요행도 안터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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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권순천(24)은 투지만은 높이 살만했으나 기량면에서 세계타이틀에 도전하기에는 미흡했다.
권순천은 6일밤 오오사까(대판) 부립체육관에서 벌어진 WBA주니어밴텀급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와따나베·지로」(도변이랑·28)에게 11회 종료판정패(테크니컬 디시전)로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80년l월 김성준(WBC라이트플라이급)이「나까지마」에게 타이틀을 내준 이래 일본에서 벌어진 세계타이틀매치에서 일본에 9연패를 당했다.
「빈센트·레이노에」주심(미국)은 11회 중반 버팅으로「와따나베」의 왼쪽 눈위가 찢어지자(6바늘) 11회종료 후 경기를 중단, 11회까지의 채점으로「와떠나베」의 승리를 선언했다.
WBA규칙은 가격에 의해 부상을 당해 경기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부상당한 선수가 TKO패가되지만 버팅에 의한 부상일 때는 그때까지의 채점으로 판정하게 된다.
이날 권은 판정에서도 졌지만 경기중 여러차례 반칙을 범해 6, 10회에 각1점, 11회에는 2점의 감점을 당하는 등 근래에 드문 4점의 감점을 기록했다. 11회까지의 채점은 주심이 1백6-99, 2명의 파나마부심도 1백9-1백2, 1백8-99등 모두「와따나베」의 일방적 우세였다.「와따나베」도 강력한 챔피언 위력은 지니지 못했지만 도전자 권순천도 자격미달의 복서로 2만5천달러(약2천만원)의 대전료를 챙기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권은 예상한대로 스피드와 테크닉은 물론 경기운영에서 챔피언「와따나베」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다만 시한폭탄과 같은 권의 폭발적인 주먹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으나 기량에서 너무 뒤져 행운은 찾아주지 않았다.
권은 랭킹1위의 도전자로선 너무나 기본기가 없었다. 우선 상대를 견제하여 공격의 실마리를 푸는 리딩펀치를 구사할줄 모르고 시종 오른쪽단발로 단조롭게 공격하는 결정적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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