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율 증가둔화·포기도 늘어|-84학년도 대입학력고사 지원상황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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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문교부는 84학년도 대입학력고사 지원자수를 모두 68만7천6백45명으로 집계, 지난1일 발표했다. 이번 학력고사 원서마감결과 과거에 볼수없던 세가지 두드러진 현상이 나타났다. 첫째는 지원자의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고, 두번쌔는 재수생들의 지원 포기율이 예상외로 높아졌고, 세째로 일본어선택 수험생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점이다. 지원율의 증가둔화로 84학년도 4년제대학(모집정원 20만6천3백72명)의 평균경쟁률은 83학년도의 3.2대1과 거의 비슷한 3.3대1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학력고사 총지원자 68만7천6백45명은 83학년도의 67만4친1백98명에 비해 불과 2%인 1만3천4백47명이 늘어난 숫자.
고교졸업예정자수가 늘어났는데도 입학년도 학력고사 지원자수가 83학년도와 거의 비슷한 것은 대입체력수검지원자의 학력고사지원 포기율이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 84학년도 체력검사지원자 76만9천1백66명(졸업예정자 46만9천8백46명, 재수생 29만9천3백20명)중 학력고사 지원포기자는 무려 8만1천5백21명으로 포기율이 10.6%. 이는 83학년도의 4.9%에 비해 2배가 넘는다.
특히 이들 지원포기자 가운데는 재수생이 많은 것이 특징. 체력검사를 지원한 졸업예정자 46만9천8백46명 중 학력고사지원자는 43만9천7백53명으로 포기자가 3만93명인데 비해 재수생 29만9천3백20명 중 지원자는 24만7천8백92명으로 포기자가 5만1천4백28명이나 된다.
전체포기자 8만1천5백21명중 63.1%가 재수생인 셈.
이 바람에 재수생 지원자수는 83학년도에 비해 2백62명밖에 늘지 않았고 전체 지원자중 재학생과 재수생의 구성비는 64%대 36%로 83학년도의 63.3%대 36.7%보다 재수생의 비중이 오히려 떨어졌다.
교육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졸업정원제에 따른 중도탈락쇼크가 재수생지원자수를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있다.
졸업정원제 첫 적용을 받는 대학생들이 2학년말인 연초 처음으로 8백72명이나 강제 탈락돼 학교를 떠난 엄연한 현실이 재수생들에게『대학은 들어가기만 하면 졸업하는 곳이 아니구나』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특히 합격선이 낮은 대학 및 학과에 합격했던 대학재학 재수생들이 예년 같으면「더 좋은 대학」으로 다시 입학하기 의해 상당수학력고사 지원서를 냈으나「합격하고도 잘려나가는 현실」을 보고는 선뜻 학력고사지원서를 내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합격선이 낮았던 K대 1년에 재학중인 최모군(21)은『일류대학에 가기 위해 그동안 학원에까지 다녔으나 지금 다니는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해 무사히 졸업하는 것이 이른바 좋은 대학에 입학했다가 중도 탈락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해 아예 학력고사 지원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올해부터 새로운 시험과목으로 추가된 국어Ⅱ와 수학Ⅱ가 몹시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이번 학력고사지원결과 나타난 또 다른 특징은 외국어 선택에서 지난해엔 전년도에 비해 3배까지 늘어났던 일본어지원자가 크게 줄어든 점.
일본어는 영어나 다른 외국어에 비해 점수따기가 쉽다는 판단아래 지난해 많은 수험생들이 몰려들었으나 실제시험에서 문교부가 다른 외국어수준에 맞춰 문제의 난이도(난이도)를 고르게 조정하는 바람에 올해는 전체지원자의 11.8%만이 일본어를 선택했다(지난해17.3%).
상대적으로 영어(76.4%→79.9%) 독일어(4.4%→4.9%) 불어(1.2%→1.7%) 중국어(0.6%→0. 8%) 에스파니아어(0.1%→0.9%) 등의 선택자가 각각 늘어났다.

<오홍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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