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가 마지막 희망" 허브 등록 첫날 3500여 명 신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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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환자 등록 신청을 받은 세계줄기세포허브는 새벽부터 찾아온 난치병 환자들로 북적였다. 수원에서 올라온 신슬기(11)양이 엄마와 함께 등록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신양은 척수액이 척수관 밖으로 흘러나와 운동장애·감각마비 등을 일으키는 척수수막류를 앓고 있다. 최승식 기자

"줄기세포 치료법이 빨리 개발돼 우리 아들이 최소한 화장실이라도 혼자 갈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나도 점점 늙어가는데…."

1일 오전 서울대병원 소아별관 4층 세계줄기세포허브(소장 황우석). 아침 일찍 아들 장우석(34)씨를 휠체어에 태워 데리고 온 이금순(64.여.서울 명일동)씨는 환자 등록 양식을 작성하다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10년 전부터 파킨슨병을 앓게 된 장씨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장씨는 "나 때문에 24시간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매일 재활치료를 받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다"며 "줄기세포 치료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척수손상질환자와 파킨슨병 환자 등록을 받기 시작한 세계줄기세포허브는 하루종일 북적댔다. 오전 5시쯤부터 허브를 찾아와 등록한 환자가 500여 명, e-메일 신청자가 2500명이었다. 팩스.전화 신청자를 포함하면 모두 3500여 명이다.

허브 측은 환자들의 등록 내용을 검토해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는 환자를 1차 선정한 뒤 상담을 거쳐 연구 대상자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허브 관계자는 "환자 등록은 연구 대상자를 선정하고 체세포 공여를 받기 위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임상시험이나 치료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므로 성급한 기대는 삼가야 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정수 기자 <newslady@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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