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모비스 돌풍, 태풍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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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프로농구 2005~2006시즌이 시작된 지 두 주일도 지나기 전에 놀랄 일이 생겼다. 중위권으로 꼽혀온 모비스가 단독선두에 나섰다. 22일 개막전에서 KCC에 진 이후 4연승이다. 삼성(2승2패), 동부(3승2패), KCC(3승1패), LG(1승4패) 등 우승 후보들이 무색하다.

시즌 개막 직전의 중앙일보 설문조사 결과(10월 21일자)를 보자. 감독들은 모비스를 외곽 수비가 강한 팀, 작전이 다양한 팀(이상 1위), 외국인 선수의 실력이 뛰어난 팀(3위)으로 꼽았다. 반면 코치.구단 프런트들은 쉽게 흔들리는 팀, 우승 가능성이 작은 팀(이상 3위), 외국인 선수 실력이 처지는 팀(2위)으로 봤다.

모비스는 분석하기 어려운 팀이었다. 우승 후보로는 예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초반 레이스를 주도하면서 이제 점점 이기기 어려운 팀이 되어 가는 인상이다. 수비가 강하고, 선수들은 투지에 넘친다. 상대 팀은 앞서고 있어도 불안한 가운데 경기를 하게 된다. 고비마다 우지원.이병석.양동근의 중장거리포가 터져 흐름을 반전시키기 일쑤다.

선수 구성면에서 삼성.KCC.LG에 못 미친다는 모비스의 초반 강세는 팀워크의 결과다. 유재학 감독은 '적게 넣고 적게 잃는' 수비 농구를 추구한다.

크리스 윌리엄스(1m94㎝)와 토레이 브랙스(1m98㎝)는 개인공격보다 리바운드.패스에 능하다. 뛰어나 보이지 않지만 동료와 함께 움직일 때는 위력이 느껴진다. 꼭 필요한 장면에서는 어떻게든 득점한다. 이들이 능력을 아끼는 것 같지는 않다.

모비스로서는 이번 주가 고비다. 3일 삼성, 5일 KTF와 경기한다. 삼성은 높이에서 모비스를 앞서고, KTF는 모비스 못지않게 수비가 강한 팀이다. KTF의 애런 맥기(1m96㎝)는 윌리엄스나 브랙스보다 득점력이 높다. KTF 가드 신기성의 스피드는 모비스 양동근을 위협할 것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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