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위력 北核 해결에 도움 北 믿을만한 상대로 생각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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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북한은 이라크 다음으로 자신들이 미국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의 가공할 전쟁수행 능력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하고 "북한의 이런 두려움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15일(미국시간) 미국 공영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인 짐 레러가 '북한의 두려움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라고 질문하자 이같이 답변했다.

盧대통령은 "북한은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라크전이 북한의 대미 공포를 증대시켰다고 확신한다"고 말하고 "북한을 신뢰할 만한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盧대통령은 16일 워싱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특별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북핵 협상 과정에서 우리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 카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북한이 하자는 대로 따라만 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盧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은 분명하지만 이를 위한 협상 과정에서는 여러가지 변화가 예상될 수 있다"면서 "내가 방미 중일 때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합의의 효력이 상실됐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盧대통령의 계속된 이런 발언은 지난 15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제시된 '북핵 위협 증대시 추가 조치 검토' 등과 함께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또 盧대통령의 대북정책이 김대중(金大中)정부의 '햇볕정책' 및 당선자 시절의 대북정책에서 급선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盧대통령은 17일 오후 6박7일간의 방미 일정을 끝내고 귀국하면서 도착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盧대통령은 오는 19일 낮 청와대에서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등 5부 요인에게, 21일 오후엔 여야 대표에게 방미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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