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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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언젠가 장관을 지낸 어느 친구에게 장관재직시에 가강 어려웠던 일이 뭣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자기를 모함하려는 사람들이 올리는 그릇된 정보들에 의해 시달리는 일이었다고 회상하였다.
소인일수록 감투에 집착하고 벼슬에 미련을 둔다. 소인이 내세울 수 있는것이 감투와 이에 따르는 권력이외에는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 이다.
그리고 소인일수록 큰 것, 먼 곳을 보지 못하고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것에만 마음을 쏟는다. 이런 위인들이 장관자리에 오를때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장관이 우습게 보일게 틀림이 없다.
한나라때 유향은 나라를 동사시키는 오한, 곧 5가지 중대문제가 있다고 공무원 정치가들에게 경고하였다.
첫째가 「정외」. 핀트에 맞지 않는 정치를 할때의 위험을 말한다. 둘째가 기밀이 밖에 새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세째가 「여흥」, 곧 한때의 강청이나 「이멜다」의 경우처럼 암탉이 울때. 다섯째가 안을 다스릴 능력이 없어 화살을 밖에 겨냥한다. 곧 내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자 이를 얼버무리기 위해 밖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다.
유항이 지적한 오한중의 네 번째가 바로 『관사에 복하지 않는다.』, 곧 장관들을 우습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자기는 『한낱 나그네에 지나지 않는다』고 발뺌한 장관 자신이었다. 작금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후 1억이하는 돈같아 보이지 않게 된 사회에서 고작(?) 현금 1천만원에 망신한 장관자신이다.
그러나 우리가 웃고 웃기고 하는 동안에 까마득이 저버리고 있을 정말로 끔찍한 범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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