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박 대통령, 북한은 날로 먹으려 한다고 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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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회의실에서 고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이제 겨우 카메라 울렁증이 가시나 보다 했더니….“

 140일간 새정치민주연합을 이끈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고별 기자간담회를 했다. 2·8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 주는 문 위원장은 지난 140일간 “당의 리더십이 복원되고, 갈등이 조정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출범 당시 불안정했던 지지율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싸우지 않는 정치, 약속을 지키는 정치, 말보다 실천하는 정치에 앞장선 결과”라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지난해 약속을 이행한 사례로 ▶9월 말 등원 약속 ▶10월 말까지 세월호법안을 해결한다는 약속 ▶12월 2일 새해예산안 통과 약속을 꼽았다.

 문 위원장 말대로 지난 2~3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27.7%(새누리당 35.7%)로, 그의 취임 첫주(18%, 9월 4주차)보다 10%포인트가량 올랐다.

 그는 스스로에게 ‘A-’ 학점을 줬다. 2013년 5월 비대위원장을 마치고 물러날 땐 ‘F’ 학점을 매겼으나 두 번째에는 훨씬 후해졌다.

 문 위원장은 “백척간두의 당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보낸 시간들”이라고 2기 비대위원장으로 지낸 시간들을 되돌아봤다.

 이어진 오찬에서 문 위원장은 최근 직접 작사·작곡한 당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노래’를 부르는 등 유쾌한 표정이었다. 그는 당 지지율 상승 이유로 “개작두가 효과를 봤다. 오죽하면 싸우지 않으니까 지지율이 올라갈까. 그동안 (우리끼리) 너무 쓸데없이 많이 싸웠다. 그런 점에서 제일 공로자는 개작두”라고 했다. 문 위원장은 당 내분이 일어날 조짐이 보일 때마다 “개작두를 치겠다”는 말을 하며 소란을 진정시켜 왔다.

 문 위원장은 지난1월 2일 청와대 신년인사회 때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나눈 대화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박 대통령에게 ‘집권 3년차에 동력을 가지려면 전면적 인적 쇄신과 내각 개편을 하세요’라고 하니까 (귀를) 쫑긋하던데, 지금까지 안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게 ‘돈 한 푼 안 들이고 지지율 10% 올릴 수 있는데,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금강산을 풀면 덤으로 경제까지 풀리고 외교까지 풀립니다’고 했더니 그냥 웃더라. 이 간단한 걸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문 위원장은 특히 박 대통령이 “(북한이) 날로 먹으려 하잖아요”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글=정종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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