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친구가 죽어야했나요…" 홍콩의 9살소녀, 「안드로포프」에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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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콩AFP=연합】KAL여객기 파격으로 가강 친한 동무를 잃고 상심에 젖은 한 홍콩소녀가 「유리·안드로포프」소련공산당서기장에게 편지를 써 친구를 왜 죽여야만 했는가, 그 이유를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올해 아홉살난 「초이·만·이」양은 이 편지에서『엄마·아빠로부터 소련사람들이 나의 가장친한 동무와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친구의 죽음을 알고부터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무서운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녀가 말한 친구는 KAL기에 타고 있다가 부모와 함께 참변을 당한 「유엔·와이·숨」양으로 금년 여덟살난 가장 어린 승객이었다.
「초이」양은 이어 『나는 아빠에게 소련사람들이 왜 그토록 잔인한지 물어보았어요. 「와이·숨」은 8살밖에 안된 제일 친한 동무였는데 이제 다시는 놀수 없게 됐어요』라고 적었다.
이 소녀의 편지는 『당신(안드로포프)은 소련의 지도자니까 왜 내친구를 죽였는지 그 까닭을 말해줄수 있겠지요?』라고 조리있게 따져물었다.
「초이」양은 특히 친구에게 마지막 선물을 보내고싶다고 죽은 친구를 위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면서 『꽃을 바쳐 「와이·숨」의 영혼을 위로하려는데 그렇게 할 수 있겠읍니까?』 라고 사할린섬근해의 KAL기 추락현장을 방문하도록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드차이나모닝 프스트지는 4일 「초이」양의 편지를 1면에 보도하면서 편지는 5일 우체국이 눈을 열면 발송될 것이라고 전했다.
「초이」양은 앞서 「안드로포프」에게 편지를 보내 소련을 방문했던 미국소녀 「서맨더·스미드」양의 용기를 생각하고 편치를 쓸 마음을 갖게됐다고 밝혔다.
「초이」양의 부모는 『우리 아이와 「와이·숨」은 마치 쌍동이처럼 절친한 사이였다』고 딸의아픈마음을 전했다.
한편 중공 오학겸외상은 4일 소련공군기에의한 KAL여객기 피격사건에 대해 깊은 충격과 유감을 표했다.
이날 북경서 열린 일-중공각료회담 전체회의에서 그같이 밝히고 이번 사건이 전세계에 강력한 반향음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유고슬라비아=폴리티카지는 소련전투기의 발포로 희생된 2백69명의 막대한 인명희생은 무엇으로도 보상될수 없다면서 전세계는 지금 분노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번 KAL기피격참사는 20년전 쿠바미사일위기이후 최악의 사건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현재 필요한것은 냉철한 지혜이며 소련에 대한 책임추궁이 전쟁형태의 보복조치로 나타나서는 안된다고 미국측을 겨냥한 경고를 덧붙였다.
▲헝가리=헝가리TV방송은 타스통신을 인용, KAL기가 소련영공을 침범했다고 전하고 그러나 소련전투기가 KAL기를 격추시킨 것은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폴란드=관영 PAP통신은 타스통신의 주장을 인용, 서방이 반소선전 캠페인을 벌이고있다고 반격했다.
이 통신은 KAL기가 소련영공을 침범했기 때문에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는 식으로 소련을 두둔했다.
▲불가리아=관영 BTA통신을 비롯한 언론들은 지난달 31일 여객기가 소련영공을 침범한 사건과관련 타스통신이 성명을 발표했다고 그내용을소개했다.
▲베트남=공산당 기관지 난 단은 KAL기 피격과 관련한 타스통신의 보도를 그대로 전재하면서 논평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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