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민주당 힐러리도 걱정하는 한·미 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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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그동안 정부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한(對韓) 비판과 한.미 동맹에 대한 불편함과 우려의 표현이 공화당 및 네오콘 일부 세력의 불만이라는 식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 힐러리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 이런 시각이 이젠 공화당을 넘어 민주당에서도 확인된 만큼 정부의 안일한 상황인식은 분명 바뀌어야 한다.

힐러리의 말처럼 현재 미국엔 "한국이 지금처럼 눈부신 경제발전을 한 데는 미국의 역할이 컸지만 이제는 양국 관계가 역사적 망각상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미 관계가 이렇게 변한 것은 한국이 경제성장을 이루고 자유를 향유할 수 있도록 미국이 지난 수십 년간 쏟아온 노력을 한국민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만치 않게 존재한다.

미국 내의 분위기가 악화된 데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이 정부 핵심인사들의 대미의식과 무관치 않다. 또 맥아더 동상 철거운동 등 좌파들의 활동도 영향을 미쳤다. 자주외교라는 목표가 거친 말로써만 이루어질 수는 없다. 우리 목소리를 내더라도 상대에게 불신감과 배신감을 주게 된다면 그 손해는 우리가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데도 노 대통령은 외교에서 초과달성을 했다고 자화자찬을 하니 참으로 한심하다. 한국민 대다수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미국의 한국 발전에 대한 기여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민의 분위기가 제대로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현 정부의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