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모녀 숨진 채 발견…작은딸이 발견해 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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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어머니와 40대 딸이 함께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3일 오후 8시쯤 경북 포항시의 72.6㎡(22평)짜리 아파트 안방에서 A(66·여)씨와 딸 B(44)씨가 장롱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A씨의 작은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작은딸은 경찰에서 "도시가스 회사로부터 가스비가 체납됐다는 전화를 받고 이날 아파트에 찾아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로 미뤄 최소한 한두 달 전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 당시 방문과 창문은 테이프로 밀봉돼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우편함에는 지난해 9월분 이후 전기세와 가스비 고지서가 여러 장 쌓여 있었다.

경찰은 전기세와 가스비가 여러 달 체납된 데다 이들 모녀가 어머니인 A씨의 기초연금 월 20만원으로 생활해온 점 등으로 미뤄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족들은 "평소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앓아온 딸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모녀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생활고에 따른 자살 가능성을 부인했다.

모녀는 울산에 살다가 집을 처분하고 5년 전 이 아파트로 이사왔으며, 그간 울산 아파트를 처분하고 남은 약 1억원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김윤호 기자, 이에스더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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