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정밀화학 또 '첨단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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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정밀화학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90년대에 건축용 첨가제 등에 쓰이는 메셀로스 사업에 진출하는 등 정밀화학 분야를 개척한 삼성정밀화학은 2000년대 들어 전자재료 사업으로 눈을 돌렸고 최근 들어선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지난주 액정표시장치(LCD)용 고휘도필름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공시했다.

이 필름은 노트북이나 모니터, TV 등에 쓰이는 LCD 화면의 휘도(밝기)를 40% 이상 높인다.

또 LCD 중심의 평면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지면서 광학필름 분야의 대표적인 차세대 유망제품으로 꼽힌다.

이 필름의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8000억원 규모에서 2007년 약 1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 전망이다.

삼성정밀화학은 지난주 이 제품으로 대한민국 기술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회사 측은 "고휘도 필름은 기존제품보다 생산공정이 단순해 수율이 높을 뿐 아니라 두께도 기존 제품의 절반 정도로 얇다"며 "휴대전화.노트북.모니터.TV 등 LCD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IT제품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각 기기 특성에 맞게 제품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현재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을 뿐 아직 양산계획 등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삼성정밀화학의 이 필름 개발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괜찮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연구원은 "디스플레이용 전자재료를 내세워 성장 발판을 삼으려는 삼성정밀화학이 가시적인 첫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김영진 연구원은 "삼성정밀화학은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확실한 수요처가 있는 만큼 전자재료 부품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며 "2010년경에는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전자재료 부문에서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황 연구원은 "실제 양산할 경우 이미 이 필름을 만드는 3M 등 외국 경쟁사의 가격 인하 공세들을 이겨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삼성정밀화학=1960년대 세계 최대의 요소비료 회사였던 한국비료의 후신이다. 64년 삼성그룹이 설립했다.

그러나 '사카린 밀수사건'에 휘말려 67년 국유화됐다. 당시 삼성이 주식의 51%를 국가에 헌납했다. 94년 삼성이 다시 사들여 민영화됐고 지금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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